[2024 찾아가는 독도해녀교실] (5)광령초등학교

[2024 찾아가는 독도해녀교실] (5)광령초등학교
‘독도 수호 주역’ 제주 해녀의 기억 이어가는 시간
일본 침탈 맞서 독도 수호 나선 제주 해녀 조명
수업 내용으로 ‘팝업북 제작’… 학생·교사 호평
  • 입력 : 2024. 10.07(월) 03:00
  • 오소범기자 sobo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제주 해녀가 50여 년 만에 독도 바다로 돌아왔다.

지난 9월 지역의 어업권과 영유권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한 제주 해녀들의 발자취를 되짚기 위해 제주 해녀의 물질시연이 재현됐다. 제주 해녀들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독도어장에서 미역과 전복을 채취하면서 대한민국 영토 독도의 영유권 강화에 기여한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단순히 생계활동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독도 의용수비대와 독도 경비대의 경비 활동에 필요한 물품운반, 식수보급, 식량조달을 도왔으며 독도 시설물 건립에도 참여했다. 이처럼 독도 수호의 숨은 주역인 제주 해녀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에 발맞춰 한라일보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2024 찾아가는 독도 해녀 교실' 5회차는 지난달 26일 광령초등학교 4학년 2반 교실에서 진행됐다.

해녀문화예술교육단체 물벗의 김하영 강사는 강치의 이야기로 수업의 문을 열었다. 김 강사는 "사람이 독도에 살기 전부터 독도의 터줏대감이었던 강치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어부들의 남획으로 인해 멸종했다"며 "일본 어부들은 강치뿐만 아니라 독도와 울릉도 어장을 자기네 마음대로 헤집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독도 침탈에 맞선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1950년대 제주 해녀들은 고향인 제주를 떠나 독도로 왔다. 당시 독도는 미역과 전복으로 유명했는데 깊은 물에 서식하는 미역을 따기 위해서는 제주 해녀들이 꼭 필요했다.

제주 산지항에서 출발해 부산을 거쳐, 포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 독도에 도착한 제주 해녀들이 마주한 것은 독도의 척박한 환경이었다. 김 강사는 "당시 독도의 유일한 식수원은 서도 꼭대기에 위치한 '물골'이라는 작은 동굴로 해녀들은 봉우리 꼭대기까지 올라 거기서 물을 받아 마셨으며 물골 바닥에 가마니를 깔아 불편한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일부 해녀들은 가족과 함께 독도에 거주했는데 여기에는 아이와 노인도 포함됐기에 해녀들이 져야 하는 부담은 더욱 컸다. 제주 해녀들의 행적이 하나하나 밝혀질 때마다 학생들은 때론 즐거워하고 때론 슬퍼하며 독도 출향해녀 이야기에 몰입했다.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 독도로 간 제주 해녀들이지만 단순한 생계활동을 넘어 의용수비대와 함께 영토 수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독도지킴이이자 1호 주민으로 유명한 故 최종덕 씨는 직접 제주 해녀를 고용하고 매우 귀하게 생각했다. 제주 해녀들은 유일한 식수원인 '물골'로 가는 계단을 만들 때도 바닷속에서 모래를 건져오는 등 독도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데 공헌했으며 실효적 지배 강화에도 이바지했다. 김 강사가 지난달 진행된 해녀들의 독도 물질 시연을 얘기하자 앞서 나온 해녀들이 지금도 살아있고 올해 다시 독도를 방문해 물질을 했다는 것에 학생들을 놀라며 신기해했다. 단순히 과거의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이제까지 들었던 얘기들이 우리 할머니의 삶일 수 있다는 생각에 신기해하면서도 독도 출향해녀를 더 가깝게 느끼게 됐다.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몰입해서 수업을 듣던 광령초 학생들은 이어진 '독도 이야기를 꾸며보는 팝업북 만들기'를 통해 평면을 입체로, 역사를 실제로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저마다 준비된 종이 액자에 해녀와 미역, 갈매기 등으로 꾸며보며 상상 속의 독도 바다와 제주 해녀의 모습을 구현했다. 조막만 한 손으로 가위질이 쉽지는 않았지만 모두 집중하며 자기만의 독도 바다 팝업북을 완성했다.

팝업북을 완성한 학생들은 테왁망사리와 오리발을 실제로 만져보고 착용하며 본인이 해녀가 된 느낌이 체험해 보았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무거운 테왁망사리를 들고 불편한 오리발로 걸어보면서 제주 해녀들이 겪었을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광령초등학교 김현정 교사는 "수업이 생각보다 내용이 알차고 다른 특강은 강의식으로만 듣고 끝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제주출향해녀 특강은 관련된 공작 활동도 같이 진행하니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좋아 재밌게 수업을 들었다"고 밝혔다.

장준하 학생은 "원래 해녀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수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너무 많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김연주 학생은 "독도에 강치가 살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언젠간 다시 강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43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