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책 '오스카 코코슈카'(북캠퍼스 펴냄)는 '바람의 신부'를 그린 화가로 알려진 코코슈카의 다면적 삶과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코코슈카는 빛과 그림자 속에서 세상을 응시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시작으로, 한 세기 가까운 삶을 사는 동안(1886~1980) 인간의 감각과 그 본질을 탐구한 예술가다. 극작가로, 에세이스트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를 구축했으며, 정치적 논객이나 교육자로도 활동하며 예술을 인간의 정신과 감각을 풍요롭게 하는 매개체로 삼았다고 한다.
런던 퀸메리대학 교수인 저자 뤼디거 괴르너는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크게 7장으로 나눠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을 시대적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하며, 코코슈카의 작업실, 망명지, 전시회 등을 성실하게 추적해 그의 예술적 여정을 생생히 복원해낸다. 책의 부제는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20세기 유럽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예술적 저항을 멈추지 않았고, 창조적 실험을 이어갔다. 1930년대 나치 정권은 코코슈카의 예술을 '퇴폐미술'로 규정했는데, 이때 코코슈카는 영국으로 망명해 파시즘과 나치즘에 저항하는 예술을 창작했다. 출판사는 "그의 삶은 수많은 모순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바로 그것들이야말로 그의 예술적 독창성과 인간적 깊이를 만들어낸 원천이었다"고 소개했다.
코코슈카의 이름이 예술계를 넘어 널리 알려진 이유는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인 알마 말러와의 강렬한 사랑 때문이기도 하다. '바람의 신부'(1914)는 두 사람의 사랑과 갈등을 담은 작품이다.
코코슈카의 작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초상화다. 코코슈카는 초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을 '영혼의 이미지'로 간주하며, 이를 통해 개인과 시대의 복잡한 관계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모델의 외적 특성 뿐 아니라 내면세계와 시대적 맥락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으며, 배경과 사물을 활용해 모델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표현했다. 출판사는 "코코슈카는 이러한 초상화 작업을 통해 예술이 인간과 권력의 모순적 관계를 탐구하고 비판하는 중요한 도구임을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최호영·김하락 옮김. 3만2000원. 오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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