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울음은 줄고 주름은 는다] (5)일본 오사카시의 저출생·고령화 정책

[제주, 울음은 줄고 주름은 는다] (5)일본 오사카시의 저출생·고령화 정책
정년 후 생계유지 위해 일터 내몰리는 노인들 증가
  • 입력 : 2024. 10.08(화) 02:30
  • 송문혁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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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시에 있는 철도역의 모습.

노인인구 28%… 젋은층 기피하는 일자리 선택
정부 기준보다 강화된 보육지원 정책 등 추진
개호서비스 이용 증가… 의료·간병 연계 강화

[한라일보] 현재 일본은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생산 가능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심각한 일손 부족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인력난 해소를 위해 '비숙련 인력'인 산업 연수생과 유학생을 중심으로 외국 인력을 도입했다. 지난 2019년엔 농업·건설 등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특정기능제도'도 도입했지만 인력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사카는 전체 인구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도쿄 다음으로 높은 도시로, 일손이 부족한 업종에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는 정책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생산가능인구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시내 한 공사장에서 주변 안전을 지키는 노인.



▶정년이 끝나도 계속 일하는 노인들=작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은 362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0%이다. 일본은 지난 2007년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이미 20%를 넘어 세계 최초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2023년 1월 기준 고령화율은 29.1%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50년에는 38.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사카는 노인인구가 28%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가 됐다. 이런 일본의 초고령화 사회는 은퇴 후에도 일하는 삶을 선택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10일 방문한 일본 오사카역, 우메다 공원, 오사카성 등에서는 일하는 노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오사카역 주차장 안내를 도와주는 노인부터 오사카역 일대를 청소하는 분, 오사카성 내부 셔틀버스를 운전하고 매표 안내 도우미와 입구 경비를 하는 분들 모두 65세 이상의 노인이었다.

오사카역 근처에서 교통 정리를 하고 있는 한 어르신은 취재기자에게 "나이가 들어도 몸이 힘들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며 "고령자를 위한 일자리가 많진 않지만 젊은 층이 꺼려하는 일들이 있어 그러한 일을 찾고 있다. 일을 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사카시는 정년이 끝나고도 생계유지를 위해 계속 일을 하는 고령의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오사카역 주차장 입구에서 교통지도를 하는 노인.



▶저출생 대응=지난 2022년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26명, 출생아 수는 77만명이다. 2023년 합계출산율은 1.20명으로 199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다. 이에 오사카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 기준보다 강화된 보육지원 정책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달 10일 오사카시청에서 만난 기획부 정책조사 담당 무라마츠 츠요시 담당관과 요시다 아야 담당관은 "2019년부터 출생아 수가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고 반대로 사망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과 젊은 층의 인구가 유입되어 사회적인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사카시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보육지원을 정부 기준보다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둘째 아이의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할 때 보육원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비용을 반액으로 해주고, 셋째 자녀부터 무료로 하는데 오사카시는 둘째 아이부터 보육원이나 유치원에 무료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첫째 아이까지 무료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정책이 시행되면 지자체와 정부의 정책이 세 살부터 전부 무료 정책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보육원 비용까지는 완전한 무료가 되어 비용 부담과 함께 저출생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사카시에서는 정부가 정한 출산·육아 지원 보조금을 바탕으로 임산부나 육아 가정이 모두 안심하고 출산·육아를 할 수 있도록 출산·육아 지원을 일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물론, 임신에서 출산·육아까지의 동반 상담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오사카시청 기획부 정책조사 담당 요시다 아야 담당관, 오사카시청 기획부 정책조사 과장대리 무라마츠 츠요시 담당관.



▶초고령화 사회 대응=오사카시는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요양 서비스를 강화하고 노인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의 노인요양 서비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개호보험이다. 개호보험이란 질병이나 신체장애 등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스스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수발·간병 보험이다. 예를 들면 거동이 불편해 스스로 옷을 입고 벗을 수 없거나 목욕을 할 수 없어 간병인을 둘 때 이에 따른 비용을 보장해 주는 보험상품이다. 노인 요양 서비스 제공의 주체는 대부분 일반 기업이나 시민단체들이다. 우리나라의 요양병원과 유사한 '개호요양형 의료시설'에 입소한 환자는 한 달에 2만~4만엔(약 20만~40만원) 안팎의 간병비를 부담한다. 이는 한국의 최근 간병비가 한 달 기준 90만~150만원(공동 간병 시)에서 400만~500만원(개인 간병 시) 임을 감안할 때 매우 적은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요시다 아야 담당관은 "오사카시의 약 15%인 18만명이 개호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일본의 환자 가족들이 짊어지는 간병 부담을 줄였다. 앞으로도 의료와 간병의 연계 강화, 퇴원 지원부터 간호까지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의료 제공 체제, 관계자들의 연계체제 구축·정비 향후 의료종사자의 인력 확보, 의료 종사자의 스킬 업이나 휴일·야간의 긴급 대응 등의 기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요시다 아야 담당관은 "오사카시는 고령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주거상담 프로그램, 건강 증진 프로그램, 양호시설 건설 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오사카시는 독립재단법인으로 운영하는 실버 인재센터를 만들어 노인들의 취업 활동을 돕고 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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