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숲의 세계 배워요" [숲학교]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숲의 세계 배워요" [숲학교]
[2024 제주도교육청·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1) 제주북초등학교
생기 가득 한라생태숲 탐방
해설사 안내 아래 숲길 체험
학습의 장에서 신나는 놀이
꽃·풀로 드라이플라워 제작
  • 입력 : 2024. 09.20(금) 01:00  수정 : 2024. 09. 22(일) 11:5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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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북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숲길 체험 중 김정희 세계자연유산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수목을 관찰하고 있다. 김채현기자

[한라일보] 연일 우리의 밤낮을 힘들게 했던 무더위도 이날만큼은 울창한 숲속에서 자취를 감췄다. 갑작스럽게 내린 빗줄기는 아이들의 얼굴에 맺힌 구슬땀을 씻겨내렸고, 나뭇잎과 꽃잎을 흠뻑 적시며 숲의 푸릇한 생기를 더했다.

'2024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라일보가 함께하는 숲길체험 프로그램'의 올해 첫 번째 탐방이 지난 11일 한라생태숲에서 진행됐다. 이번 숲길 탐방에는 제주북초등학교 2학년 1·2반 학생 40여 명이 함께 했다.

"우리 잠시만 멈춰 서서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을 할게요. 무슨 소리가 들리나요." 김정희 세계자연유산해설사는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을 피해 아이들을 나무 아래로 이끌며 물었다. 아이들은 잠시 숲이 내는 소리에 집중하더니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이 노래하는 것 같아요." "빗소리가 참 좋아요." 등의 말을 쏟아냈다.

빗방울이 잦아들며 숲의 노래도 끝을 향했다. 김 해설사는 청각에 이어 시각과 촉각의 세계로 아이들을 안내했다.

"이게 바로 목련나무에요. 지금은 꽃이 다 떨어졌고, 내년에 필 꽃을 위해 겨울 눈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9월까지 이어진 폭염에도 숲은 곧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꽃잎이 다 저문 자리에 맺힌 열매는 저마다의 색깔로 익어갔고, 가지 사이사이에는 겨울눈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목련 나무 가지를 빤히 바라보며 위에 만들어진 겨울눈을 손으로 살짝 쓰다듬었다. 길가, 공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이제껏 몰라서 지나쳤던 나무가 이제는 아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매김했다. 아이들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내년 봄에 무사히 목련꽃을 피워낼 나무를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학습의 장이었던 숲은 이제 신나는 놀이터가 됐다. 첫 번째 게임의 준비물은 두 손과 두 발. 발을 힘차게 구른 뒤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고 '숲에 가면'이라는 노래와 함께 숲에서 봤던 것을 순서대로 말하는 방식이었다. 다시 내리는 비는 아이들의 노래의 반주가 됐다. 아이들은 '목련꽃', '무당거미', '겨울눈', '통발' 등을 외치며 오늘을 기억했다.

이내 다음 놀이가 진행됐다. 김 해설사가 가져온 꽃과 풀로 '드라이플라워'를 만드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그렇게 손에 저마다의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이윤주·강민서 학생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힘들었지만 노래게임은 정말 재미있었다"며 숲길 탐방이 끝난 후에도 계속 노랫말을 흥얼거렸다.

박하은 학생은 "수국이랑 거미를 본 것도 좋았지만 드라이플라워를 만드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면서 "예쁜 꽃들로 내가 직접 원하는 모양의 꽃다발을 만들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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