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북로 '차 없는 거리 걷기'… 시민단체 "생색내기용 행사"

연북로 '차 없는 거리 걷기'… 시민단체 "생색내기용 행사"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20일 성명 통해 비판
"차 없는 거리 걸으려 차 몰고 와야할 판"
  • 입력 : 2024. 09.20(금) 11:15  수정 : 2024. 09. 22(일) 09:11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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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북로 일대.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는 28일 연북로 일부 구간에서 차량 통행을 통제해 걷기 행사를 열기로 한 것에 대해 도내 시민단체들은 '생색내기용 행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2019년 이후로 중단됐던 차 없는 거리 행사가 다시 부활하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개최되는 행사는 '걷기 좋은 제주, 자전거 타기 좋은 제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제주' 취지에 맞지 않고 생색내기용 1회성 행사의 성격이 더욱 강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행사 구간은 자가용 이용이 집중된 곳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취약하다"며 "더욱이 자전거와 도보로 접근하는 것도 쉽지 않아 자가용을 이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데 이 곳에 행사를 여는 것은 행사 취지에 비춰볼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그늘도 없고 주변 상가들도 없는 휑한 곳에서 걷기의 즐거움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느냐"며 "제주도가 이러한 공간에서 어떤 효과와 상징성을 부여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제주도는 오는 28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연북로 제주문학관에서 메가박스에 이르는 2㎞ 구간(왕복 4㎞)에서 '차 없는 거리 걷기' 행사를 개최한다.

도는 걷기 행사를 위해 왕복 6차선 도로 중 5개 차로를 전면 통제하고, 1개 차로는 구조·환자 운송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비상 차량 전용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도는 이번 차 없는 거리 행사를 통해 도로가 자동차만의 전유물이 아닌 보행자,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 등 모든 도민이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로로 손꼽히는 연북로 일대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근처에는 장례식장이나 대형유통매장이 있어 방문객과 운전자들 불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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