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선의 하루를 시작하며] 누구든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지선의 하루를 시작하며] 누구든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입력 : 2024. 10.02(수) 02:3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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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ADHD(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는 유전적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합니다." 애써 부정했던 감정이 터져버린 것일까. 지난주 본교 학부모 교육에서 강사가 던진 메시지에 참석한 부모님들이 눈물을 흘렸다. 알고 있지만 혹은 예측되지만, 애써 부정하는 여러 가지 상황과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학생이 사라졌다. 항상 예측되는 문제였다. 심지어 '학생이 요즘 너무 괜찮아졌어'라고 누군가와 공유하면 꼭 일은 터진다. 교감선생님, 수업이 없는 선생님들과 함께 학교 주변을 살핀다. 뜨거운 햇빛 아래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면 땀에 흠뻑 젖는다. "돌아다니는 아이 못 봐수과" 올레에 나와 앉아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묻고 또 묻는다. 혹시 돌아다니는 학생 보이면, "왜 나왔는지" 한 번씩 말 걸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동안 어느 정도 돌아다니면 학생을 발견하곤 했는데, 이날 따라 학생이 깊이 숨어버렸다. 집으로 찾아간 교감선생님의 전화로 학생이 집에 갔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후속 대책을 의논한다.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지시를 어기고 위험한 행동을 했다. 가정에 전달을 했을 때,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부모님이 계신가 하면, 이미 익숙해져 버린 상황, 버겁게 받아들이거나, 별일 아닌 듯 받아들이는 부모님이 있어 허탈한 경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교육복지사인 내가 학생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얻었다. 살면서 닥치는 여러 가지 문제상황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면 한 그릇이 있다. 어떻게 하면 두 사람이 손해 봤다는 느낌 없이 잘 나눠먹을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지만, 누군가는 양보하거나, 참거나, 포기하는 방식이었다. 누구든 괜찮다는 감정을 갖기 위한 방법으로 "한 사람은 라면을 두 개로 나누고, 다른 한 사람이 선택하게 하면 어떨까?" 초등학생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문제해결능력, 제주의 교육복지,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에서도 중요하게 요구되는 능력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의 학교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체계를 만들어낼 것인가. 그 과정에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역할은 어때야 할까. 함께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누군가 한 사람만 참고 있거나, 부담을 갖고 있거나, 포기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누구든 괜찮다는 감정을 갖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그 첫 출발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폐기됐고, 22대 국회에 다시 발의된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의 통과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위기학생에 대한 적기 지원, 교육청과 지자체 등 관계 기관 간 연계 협력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법적인 근거 하에서 책임과 권한이 발휘할 때 모두가 다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이 조금씩 실현되지 않을까. <오지선 중문초등학교 교육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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