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범의 편집국 25시] 자영업자에게 더욱 쌀쌀한 가을

[오소범의 편집국 25시] 자영업자에게 더욱 쌀쌀한 가을
  • 입력 : 2024. 10.10(목) 01:3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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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식당에 붙은 임대 딱지를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특히 개업하고 1년도 못 버티고 폐업한 식당은 더 크게 다가온다. 일반적으로 식당을 창업할 때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집이 7~8억원하는 요즘에야 1억원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평범한 직장인이 10년 동안 저축해야 겨우 모을 수 있는 돈이며, 은퇴자에겐 퇴직금의 전부이다.

평생 모은 돈을 걸고 하는 사업이고 자본금 회수까진 최소 3년 이상 운영을 해야 하지만 1년 안에 절반, 5년 안에 80%의 식당이 폐업할 정도로 사정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현장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폐업한 도내 음식·숙박업은 1074개다.

마침 최근 식당을 접은 사장님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음식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적당해 자주 가던 식당이었기에 가게를 접는다는 소식에 의아했는데 식당 사장님은 "식자재, 인건비, 가스비 등 제반 비용과 건물임대료는 올라가는데 손님은 점점 줄고 있는 게 눈에 보여 그나마 사정이 괜찮을 때 정리한다"고 했다. 지금 마무리하면 빚은 없이 털고 갈 수 있단다.

제주는 취업자 중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 비중이 32.4%로 전국 17개 시도 중 네 번째로 높다. 제주도정은 자영업 업황 부진이 소비, 고용, 금융기관 건전성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광경기 활성화와 폐업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오소범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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