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기억 품은, 시간의 흔적을 따라 걷다 [지질트레일]

아득한 기억 품은, 시간의 흔적을 따라 걷다 [지질트레일]
[휴플러스] 제13회 수월봉 지질트레일
  • 입력 : 2024. 11.01(금) 03:00  수정 : 2024. 11. 03(일) 14:26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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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 서쪽 한경면 고산리 끝자락에 위치한 수월봉은 높이 77m의 작은 언덕 형태의 오름이다. 탁 트인 바다와 차귀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해넘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2~3일 수월봉·차귀도 일대서
해설사·전문가가 동행해
지질의 대서사시 들려줘

수월봉은 약 1만8000년 전, 땅 속에서 올라오던 마그마가 물을 만나 격렬하게 폭발하며 뿜어져 나온 화산재들이 쌓이면서 형성된 응회환의 일부다. 해안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쇄설암층에서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가 관찰되며,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화산학 연구의 교과서'로 불린다.

이 곳에서, 억겁의 세월이 새겨진 지층의 단면을 가까이서 마주하며 태고의 신비를 머금은 제주 지질 유산을 체험할 수 있는 이틀간(2~3일)의 특별한 여정이 펼쳐진다. 11월의 첫 주말을 채우며 탐방객들을 '지질의 시간여행'으로 안내할 올해 13회째를 맞는 '2024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행사다.



# 자연이 빚은 '2색 매력' 트레일 코스

지질 트레일 코스는 웅장한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수월봉 엉알길 A코스와 배를 타고 차귀도에 들어가 그 일대를 둘러보는 B코스 두 가지로 나뉜다.

엉알길 A코스는 행사본부석을 출발해 녹고의 눈물과 갱도진지를 지나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수월봉 정상, 엉알과 화산재 지층, 검은모래 해변, 해녀 탈의장으로 이어진다.

화산재 지층이 기왓장처럼 차곡차곡 쌓여 고요한 위엄을 자아내는 해안 절벽 길을 따라 걷다보면 수월봉이 지닌 진가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녹고의 눈물'은 수월봉 절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말한다. 이 곳은 어머니의 병 치유를 위해 약초를 찾아 절벽을 오르다 누이 수월이가 떨어져 죽고 동생 녹고도 슬픔에 눈물을 흘리다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전설이 있다.

해안 절벽 곳곳에 박혀있는 다양한 크기의 무수히 많은 화산탄은 과거 수월봉의 화산 활동이 얼마나 격렬하게 일어났는지 짐작케 한다.

차귀도 B코스는 자구내 포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차귀도에 들어가 섬을 자율적으로 탐방하는 여정이다.

행사기간 해설사와 전문가로부터 제주 자연자원의 가치와 다양한 지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설사 동행 탐방은 매일 오전 10시와 10시30분, 오후 1시와 2시 총 네 차례 진행된다.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이권성 덩굴원 식물원장과 함께하는 전문가 탐방 프로그램은 오전 11시(선착순 25명)부터 진행된다. 사전 예약은 전화(064-750-2291, 2540, 2543) 등을 통해 할 수 있으며, 당일 현장 예약도 가능하다.



# 공연, 체험, 이벤트… 다채로운 즐길 거리로 즐거움 두 배

행사기간 다양한 공연과 체험, 이벤트도 마련된다. 개막일인 2일 개막식(오전 11시)에 앞서 식전 행사(오전 10시30분)로 고산리 민속보존회와 고산 해녀공연단의 무대가 준비됐고, 식후 행사로 가수 이서현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또 생이소리 오카리나, 푸아올레나, 가수 보람의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행사장 일대에선 제주 고산리 선사유적체험 부스, 커피 찌꺼기 등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 만들기, 석고를 이용한 전통 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외에도 탐방객들은 트레일 코스의 탄낭, 사층리, 도대불, 녹고의 눈물 중 한 곳에서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SNS)에 #제주도 #수월봉 #지질트레일 해시태그를 달고 공유하거나,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환경 정화 활동에 참여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기념품 소진 시 이벤트는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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