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도 임종을 앞두고 스스로 연명 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기대하는 인식 속에서 존엄하고 편안한 생애 마무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올 10월까지 제주대학교병원에 등록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4000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4월까지 2000건 등록된 데 이어 1년6개월 만에 갑절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대학교병원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7년 9월부터 연명의료시범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받고 있다. 도내에선 제주대학교병원 외에도 한라병원과 의료원, 보건소 등 모두 11곳이 등록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올 8월말 기준 2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명의료결정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라는 의학적 판단이 선행된 환자에 대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지를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정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해 의학적으로도 무의미하고, 환자도 원치 않는 연명의료는 시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시행 여부를 결정할 책임이 가족에게 넘겨져 가족들이 심리적·사회적 부담을 갖지 않도록 보호하는 목적도 있다. 등록기관을 중심으로 사전연명의료 상담 서비스가 이뤄지면서 환자와 보호자 등의 인식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결국 제도적 장치 마련으로 존엄한 생애 말기와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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