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학교에서 인권침해를 경험한 제주지역 학생들은 '휴식을 취할 권리'와 '개성을 실현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은 학교에서 폭력과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4 학생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제주 학생인권조례에 근거해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2722명과 교직원 595명, 보호자 1009명 등 총 4326명을 대상으로 무선 설문 방식으로 이뤄졌다.
최근 1년 이내 학교에서 경험한 학생 인권 침해 내용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들은 '휴식을 취할 권리(48.1%)'와 '의사 표현의 자유(44.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중학생은 '개성을 실현할 권리(41.3%)'과 '학습권을 보장받을 권리(39.9%), 고등학생은 '개성을 실현할 권리(28.7%)'와 '휴식을 취할 권리(27.1%)'를 택했다.
최근 1년 이내 학교에서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초등학생 16.9%, 고등학생 11.1%, 중학생 10.3%로 집계됐다. 폭력 종류는 언어폭력(초등 36.2%, 중·고등 42.6%)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폭력(초등 21.9%, 중·고등 16.5%), 집단괴롭힘(초등 13.4%, 중·고등 16.2%)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학교에서 학생이 정당한 이유없이 차별을 받거나 목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초등학생 15.1%, 고등학생 10.8%, 중학생 9.0%로 나타났다. 차별받은 이유로는 초등학생은 '외모'(24.0%)와 '성별(19.3%)', 중·고등학생은 '외모(22.8%)'와 '학업 성적(22.0%)'을 각각 많이 꼽았다.
학교에서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초등 14.2%, 중·고등 11.3%)'과 '보호자(초등 14.2%, 중·고등 10.2%)'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초등학생(4.1%), 중고등학생(5.5%), 보호자(5.8%)에 달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학생과 보호자 모두 '변화가 없을 거 같아서(초등학생 24.3%, 중·고등학생 33.9%, 보호자 19.4%), '문제를 크게 만드는 게 부담스러워서(초등학생 24.8%, 중·고등학생 22.7%, 보호자 28.8%'라는 응답이 많았다.
'학교생활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존중받고 있다'는 인식은 초등학생 92.3%, 중·고등학생 89.8%, 교직원 98.0%, 보호자 86.7%로 대체로 높았다. 지난해에 비해 초등학생(91.5→92.3%), 중학생(79.0→91.1%), 교직원(96.1→98.0%), 보호자(86.1→86.7%)는 긍정적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초등학생 86.0%, 중·고등학생 76.8%, 교직원 72.6%, 보호자 74.0%가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의 인권보장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
도교육청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학생 인권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해 각 학교에 안내하겠다"며 "학교에서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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