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빌미로 대낮 강도행각을 벌인 중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주범 40대 남성 A씨 등 중국인 6명을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16일 낮 12시20분쯤 제주시내 한 호텔에서 중국인 환전상 B씨를 폭행하고 8억4000여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인 관계로 지난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제주에 입도했다. 그 후 이들은 한화 10억원을 가상화폐로 교환해 줄 수 있는 환전상을 물색했고, B씨와의 만남이 성사됐다.

A씨 등은 10억원의 현금 다발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 뒤 거래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B씨는 일정 수수료를 받기로 하고 가상화폐 소유자 2명의 중개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7차례에 걸쳐 가상화폐 8억4000만여원 상당을 이들의 일명 '가상화폐 지갑'으로 이체했다.

하지만 이들은 갑자기 지갑에 들어왔던 가상화폐가 사라졌다며 B씨를 사기꾼으로 몰아갔고, 심지어는 B씨를 폭행하고 테이블 위에 올려둔 10억원도 도로 빼앗아 달아났다.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날 오후 1시45분쯤 현장에서 A씨 등 2명을 긴급체포했다.

그로부터 약 15분 뒤 경찰은 제주국제공항에서 1명을 붙잡은데 이어 오후 5시5분쯤 2명을 추가 검거했다. 나머지 1명은 오후 9시25분쯤 제주시내 한 환전소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일당이 소지하거나 숨겨둔 현금 3억6000여만원을 회수했고, 나머지 현금의 행방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한화 10억원을 중국 화폐로 전환하려고 했지만 B씨가 '가상화폐가 더 안전하다'고 권유해 해당 거래에 나섰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소개한 또다른 환전상의 진술과 함께 당시 거래됐던 가상화폐가 누군가의 지갑으로 이체된 점 등을 미루어볼 때 A씨 등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이들을 구속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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