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토끼섬' 어선사고 실종자 지리 밝은 해녀가 찾았다

제주 '토끼섬' 어선사고 실종자 지리 밝은 해녀가 찾았다
"해녀들 자발적 참여… 남은 실종자 찾기를 바랄 뿐"
하도리 주민 한뜻… 간식 제공·쓰레기 처리도 앞장
해경 사고 3일째 함선·항공기·인력 투입 집중 수색
  • 입력 : 2025. 02.03(월) 15:26  수정 : 2025. 02. 04(화) 17:24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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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9시24분쯤 제주시 구좌읍 \'토끼섬\' 인근 해상에서 애월선적 채낚기 어선 2척이 갯바위에 좌초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좌초한 배. 연합뉴스

[한라일보] "우리 마을(바다)에서 난 사고로 해녀, 부녀회, 청년회 등 주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서고 있죠. 나머지 실종자 한명도 빨리 찾아야 할텐데…."

지난 1일 제주시 구좌읍 소재 일명 '토끼섬'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좌초 사고로 인한 실종자 찾기에 하도리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특히 마을 해녀들이 자발적으로 수색에 동참해 해경 등과 조를 이뤄 실종자를 직접 찾는 등 하루 속히 실종자 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고 이틀째인 지난 2일, 실종자를 찾아낸 하도리 해녀 이추봉(64) 씨는 3일 전화통화에서 "마을 해녀들이 물때는 물론 곳곳의 갯바위 사정을 잘 알고 있어서 자발적으로 실종자 수색에 나서게 됐다"며 "(지난 2일) 오후 4시53분쯤 양말도 안 신은 채 사람이 엎드린 채 바다에 떠 있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물질한지 45년째인데 이런 상황이 내 눈앞에 나타날줄은 상상도 못했고, 어제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당분간 물질을 못하겠지만 하루 빨리 남은 실종자 찾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영태(61) 하도리장은 "사고 어선이 하도리 배는 아니지만 마을에서 난 사고이다 보니 마을 전체의 일이라 생각하고, 해경이나 소방대원 모두가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사고 수습이 되고, 마을 해녀와 청년들이 생업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한다"고 바랐다.

현재 마을 주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사고 현장에 나와 사고 실종자 수색과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는 해경과 소방대원 등에게 따뜻한 차와 간식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선박 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해안가 쓰레기 처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사고 발생 3일째인 3일,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중인 해경. 제주해경 제공

서귀포해양경찰서는 3일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함선 6척과 항공기 7대를 투입해 실종자 1명(인도네시아 국적 30대 선원)을 수색 중이다. 해안과 수중에도 인력 400여명을 투입했다. 이날 사고 해역에는 강한 바람(초속 18~20m)과 함께 파고(3~4m)도 높은 상황이다.

이번 어선 사고는 지난 1일 오전 9시24분쯤 하도리 토끼섬 인근 해상에서 애월선적 근해채낚기어선 A호(32t·승선원 8명)와 B호(29t·승선원 7명)가 좌초되며 발생했다. 당시 B호가 기관고장으로 표류하자, A호가 예인하던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A·B호에 타고 있던 선원 15명 중 13명이 구조됐으나 50대 한국인 선장과 인도네시아 선원 2명이 숨졌고 1명이 현재 실종 상태다. 백금탁·김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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