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제주 교사, 8개월 만에 순직 인정

숨진 제주 교사, 8개월 만에 순직 인정
사학연금공단, 26일 심사 통해 결정
교원단체 "도교육청 철저한 감사를"
  • 입력 : 2026. 01.26(월) 23:21  수정 : 2026. 01. 27(화) 00:24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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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30일 제주도교육청 앞마당에서 열린 숨진 제주 교사 추모제.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지난해 5월 숨진 제주 모 중학교 교사에 대한 순직이 인정됐다.

26일 좋은교사운동 등 교원단체에 따르면 사학연금공단은 이날 열린 순직심사회의에서 숨진 제주 교사에 대한 순직(업무상 재해) 인정 결정을 내렸다. 사망 이후 8개월 만이다.

숨진 교사의 순직 인정에 교원단체들은 이날 잇따라 환영 성명을 냈다.

좋은교사운동은 성명에서 "교사 순직 사건은 실패한 민원 대응 시스템과 이를 방치한 교육청의 안일함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며 "학교의 민원 대응 실패로 선생님이 돌아가신 만큼 고인의 순직 인정은 당연한 순서"라고 밝혔다. 이어 "순직 인정이 이뤄진 만큼 제주도교육청은 유가족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진상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에 대해 감사원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교사노동조합도 이날 환영 입장을 내고 "순직 인정은 고인이 제주 교육에 기여한 부분과 그간 헌신적인 교직 생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며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악성 민원을 철저히 근절하는 마침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그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학교민원 대응 시스템의 철저한 현장 점검이 필요하다"며 "도교육청의 학교민원 대응 지침과 교육활동 보호 정책이 현장에 정착돼 작동하는지 끝까지 확인하고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22일 오전 0시 46분쯤 제주 모 중학교 창고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 교무실에서 A씨의 유서가 발견됐고, 숨진 교사의 유족들은 "고인이 학생 가족으로부터 과도한 민원에 시달렸다"고 증언해왔다.

교원 단체들은 이 사안에 대한 교육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고 제주도교육청은 진상조사단을,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각각 조사를 진행했다.

제주시교육지원청 교권보호위원회는 학생 보호자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고, 이에 학생 보호자에게 '특별 교육 8시간 이수'를 통보했다.

제주도교육청 진상조사단은 "학교 '민원 대응팀'이 민원 처리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으면서 고인이 결국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며 교육 활동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해당 사립학교 법인에 학교장과 교감에 대한 경징계를 요구했다.

경찰도 수사에 나섰지만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입건 전 조사(내사)를 종결했다. 경찰은 "피혐의자(학생 보호자)의 민원 제기가 고인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민원 제기 내용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 내에 있어 범죄 혐의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과 교원 단체들은 최근 감사원에 제주도교육청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진상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허위 경위서 제출과 부실조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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