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를 오가는 비행기 창가에 앉으면 낯익으면서도 새로운 풍경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제주 하늘에서 바라보면 시가지와 마을, 중산간과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오며, 우리가 평소 눈높이에서 보던 제주와는 또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제주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국내선 공항으로 꼽힐 만큼 항공기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하루에도 수백 편의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제주 상공을 지나는 장거리 외국노선 항공편까지 고려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에서 제주를 내려다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눈에 비친 제주는 어떤 모습일까. 날씨가 맑고 시계가 좋은 날, 높은 고도에서 바라본 제주는 우리가 익숙하게 인식하는 공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해외 도시를 오가다 보면,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생소해 보이면서 보이는 곳이 어디일지 궁금해진다.
제주는 봄에 유채꽃, 감귤꽃을 비롯해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자원들이 만들어내는 자연경관이 독특하고 우수한 지역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상뿐 아니라 하늘에서도 또 다른 장관을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드론과 같은 장비의 발달로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하늘의 시점'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재난 대응 및 소방활동에서 활용되기도 하고 부동산 정보 제공, 경관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 우리는 '아이 레벨(eye level)', 즉 눈높이에서만 제주를 바라보고 관리해 왔다. 따라서 예전과는 달리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시점 등 다른 시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문제 해결의 관점이다. 일상적인 시각에서는 보이지 않던 문제와 해법이 위에서 내려다보면 드러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다보면 보이지 않았던 해결방안이 떠오르기도 한다. 다양한 시점의 확보는 보다 실효성 있는 더 나은 정책 대안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나 드론 기술은 이러한 시점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둘째, 제주지역 경관 관리의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사람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경관을 중심으로 관리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하늘에서 보이는 모습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기존의 경관 시뮬레이션과 더불어 항공 시점에서의 조망을 병행 검토하는 접근이 요구되며, 사람들이 바라보고 활용하는 시점은 이미 다양화됐다.
제주지역은 살고 있는 도민들에게만 중요한 곳이 아니라 제주를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소중한 곳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아이 레벨(eye level)을 넘어 하늘의 시점까지 시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제주의 전방위적 아름다움을 잘 유지하고 보다 더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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