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진국에서나 있을 투표용지 부족 사태

[사설] 후진국에서나 있을 투표용지 부족 사태
  • 입력 : 2026. 06.05(금)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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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후진국에서나 있을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3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의 참정권 행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에 따르면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는 서울시내 총 14곳이다. 이 지역 유권자들은 투표용지가 배송될 때까지 수 시간을 대기해야 했고, 일부는 투표를 포기하고 귀가하기도 했다. 이에 선관위는 이들 투표소에 대해 밤 10시까지 투표시간을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서 기다리던 유권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혼란이 계속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는 주민과 유튜버 등 수백 명이 모여 투표함 반출을 반대했다.

선관위의 안이한 대비로 선거관리 역량이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대선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의 사전투표 용지를 간이 용기나 쇼핑백 등에 담으면서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을 야기했다.이 사건은 일부 극우층이 제기하는 사전투표 부정 선거론에 더욱 불을 지핀 계기가 됐다. 또 지난해 조기 대선 때는 사전투표소에서 대기하던 일부 유권자가 대기 줄이 길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받은 채 식사하고 돌아온 사례도 있었다. 선관위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자 신성한 권리인 시민들의 참정권이 침해받은 사태는 헌법소원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책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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