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산림병해충 예방, 시민의 눈이 숲을 지킨다

[열린마당] 산림병해충 예방, 시민의 눈이 숲을 지킨다
  • 입력 : 2026. 06.23(화) 01:00
  • 전지범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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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숲은 겉으로는 늘 같은 자리에 조용히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무와 산림 생태계는 기온, 강수량, 바람, 토양 상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잎의 색이 달라지고, 가지 끝이 마르며, 줄기 곳곳에 작은 구멍이나 벌레의 흔적이 나타나는 순간 숲은 우리에게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산림병해충 대응은 바로 이 작은 변화를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느냐에서 시작된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산림병해충 발생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고온과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외래·돌발 해충 등 기타 병해충 피해 면적은 10년 전보다 증가했고, 전체 산림병해충 발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병해충은 한 번 확산되면 넓은 산림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사후 대응보다 초기 예찰과 적기 방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서귀포시는 산림병해충 집중 발생 시기를 맞아 오는 8월 31일까지 산림병해충 예찰·방제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예찰과 지상 방제를 병행하는 한편, 돌발·외래 병해충이 발생할 경우 즉시 전면 방제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솔나방, 독나방류, 먹무늬재주나방 등 주요 병해충에 대해서는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단계적인 방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방제는 단순히 약제를 살포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병해충 발생 상황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피해 정도와 확산 가능성을 판단한 뒤, 필요한 경우 고사목과 병든 가지를 제거하는 등 지상 방제를 함께 실시해야 한다. 산림병해충 관리는 현장을 세심하게 살피는 예찰과 과학적인 방제 판단이 함께 이루어질 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서귀포시는 이미 지난 4월 지역 내 보호수와 주요 산림 지역을 대상으로 수목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병해충 피해가 우려되는 개체에 대해 약제 살포와 병든 가지 제거를 선제적으로 실시했다. 보호수는 마을의 역사와 주민의 기억이 깃든 소중한 자산이며, 주요 산림은 지역 생태계와 경관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병해충 예방은 단순한 수목 관리가 아니라 지역의 자연자산을 지키는 일이다.

무엇보다 산림병해충 대응에는 시민의 관심과 협조가 중요하다. 숲과 공원, 오름, 마을 보호수 주변에서 잎이 갑자기 갈색으로 변하거나, 나무줄기에 구멍이 생기거나, 벌레 배설물과 톱밥 같은 흔적이 보인다면 병해충 피해의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이상 징후를 발견했을 때 행정에 신속히 알려주는 시민의 제보는 초기 방제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건강한 숲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꾸준한 예찰과 적기 방제, 그리고 시민의 관심이 함께할 때 숲은 다음 계절을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다. 나무 한 그루의 작은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서귀포의 푸른 산림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숲의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세심한 관심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전지범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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