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전국에서 기름값이 비싸기로 손꼽히는 제주지역의 주유소 가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드러난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와 제주시농협·서귀포농협 주유소의 가격 담합 실태는 충격적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으로 인식되던 농협 주유소가 가격 짜맞추기에 적극 가담한 사실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크게 저버린 일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는 회원사들의 요청을 받아 제주시농협과 서귀포농협 주유소로부터 다음 날 판매가격을 미리 제공받은 뒤 이를 기준가격으로 정해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 알렸다. 또 제주시농협과 서귀포농협 주유소는 다음 날 판매가격을 협회에 미리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가격 인상·유지 등 가격 경쟁 제한 행위에 가담했다. 협회에 제공한 기준가격보다 싼 주유소를 확인해 협회에 통보하고 기준가격 준수를 요청하기까지 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농협 주유소와 일반 주유소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시작된 가격 담합은 2022년 9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 광주사무소가 조사에 착수한 2024년 7월까지 계속됐다.
농협은 이익 추구를 우선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라야 한다. 협동조합 정신을 바탕으로 조합원의 공동 이익과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어서다. 그런 농협이 주유소협회와 함께 가격 경쟁을 제한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그 책임은 더욱 무겁다.
제주시농협과 서귀포농협은 철저한 반성과 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농협중앙회 역시 지역 농협 주유소의 가격 결정 구조와 내부 감시 체계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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