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월요논단] 재단화가 사유화인가: 제주돌문화공원의 공공성 논란

[김영호의 월요논단] 재단화가 사유화인가: 제주돌문화공원의 공공성 논란
  • 입력 : 2026. 09.21(월) 01:00
  • 김영호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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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돌문화공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사유화' 의혹이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한동수 위원장이 발언의 주인공이다. 돌박물관 옥상에 자리한 하늘연못이 장기간 통제되고 있으며, 박물관 내 특정 전시실을 한 사람이 장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돌문화공원을 재단화·민간화를 통해 사유화하려는 특정 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추론의 날을 세운 것이다. 도내 언론에 보도된 그의 주장을 보면 논리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질문이 생긴다. 누가 무엇 때문에 제주돌문화공원을 사유화하려 한다는 것인가? 재단 설립이 사유화로 가는 길인가?

나는 두 달 전 본지의 칼럼에서 '돌문화공원 하늘연못 보수 논란' 등 운영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행정기관의 일반직 공무원이 순환보직으로 소장직을 맡는 현재의 운영방식에 한계가 있으며,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독립적인 운영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재단 설립은 지속가능한 문화공원의 공공성을 위한 근본적 대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물관과 문화공원은 도로·하천과 같은 일반 행정시설과 성격이 다르다. 문화유산의 보존, 전시기획, 학술연구, 교육, 국제교류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려면 전문성이 축적돼야 한다. 그러나 소장이 행정직 공무원의 순환보직으로 운영된다면 임기와 조직의 특성상 장기적인 비전과 책임 있는 경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제주4·3평화공원이 제주도 관리체계 안에서 운영되지만 4·3평화재단을 통해 전문적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재단 설립은 이러한 행정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선택이다. 물론 재단이라고 해서 무조건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설립 과정에서 공공성·투명성·책임성을 철저히 확보해야 한다. 이사회 구성, 출연재산, 회계와 감사, 도의회의 감독, 운영정보 공개 등 명확한 공적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재단 설립을 검토한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특정 세력의 사유화'라고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사유화라고 주장하려면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공공재산을 사적으로 지배하려 하는지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재단화와 사유화는 제도적으로도 개념적으로도 동일하지 않다.

제주돌문화공원을 둘러싼 문제는 추측이 아니라 사실과 자료로 판단할 일이다. 근거 없는 '사유화' 프레임으로 제주돌문화공원의 공공적 가치와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제주도의회는 '사유화 의혹'을 제기한 만큼 그 구체적인 근거와 증거를 공개해야 한다. 재단화 검토와 사유화 의혹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제주의 공공문화자산에 대한 논의를 정치적 의혹 제기가 아닌 객관적 자료와 검증의 장으로 돌려놓을 것을 권고한다. 제주도의회가 제주도정의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 <김영호 한국박물관학회 명예회장·미술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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