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암 사이 붉은 실트층 "중국·몽골 황사가 섞여서 형성"

제주 용암 사이 붉은 실트층 "중국·몽골 황사가 섞여서 형성"
황사 유입·기후변화·열변질 과정 함께 기록
  • 입력 : 2026. 10.14(수) 15:59
  • 오소범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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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산천 중류에 드러나 있는 용암층 하부의 붉은 실트층.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제주 용암층 사이에 얇게 끼어 있는 붉은 흙층이 중국 북서부와 몽골 남부 등 아시아 건조지역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황사 물질과 제주 화산물질이 함께 섞여 쌓인 퇴적층인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국립경국대학교 정기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쿼터러니 사이언스 리뷰'에 게재됐다.

한라산연구부와 정기영 교수 연구팀이 화산섬 제주에서 용암과 용암 사이에 얇게 낀 붉은 퇴적층(고토양)을 대상으로 광물 조성과 지구화학 조성, 입도, 열변질·풍화 특성을 종합 분석한 결과, 황사 기원 물질과 제주 화산물질이 섞여 형성된 것으로 해석됐다.

'붉은 실트층(Red Silt, RS)'으로 명명된 퇴적층은 제주 해안 저지대에서 중산간, 한라산 고지대에 이르기까지 용암층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화산활동이 멈춘 시기에 지표에 쌓인 먼지와 퇴적물이 이후 다시 분출한 뜨거운 용암에 덮이면서 그대로 보존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붉은 실트층에 포함된 장석류의 풍화 정도와 점토광물의 변화, 용암에 의한 가열 흔적 등을 분석해 퇴적 당시의 기후 조건을 추정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한랭·건조했던 시기에 형성된 층은 풍화 정도가 약하고 온난·습윤했던 시기에 형성된 층은 풍화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제주 용암층 사이의 얇은 퇴적층은 단순한 토사층이 아니라, 화산활동의 휴지기, 아시아 먼지 유입, 기후변화, 용암에 의한 열변질 과정을 함께 기록한 지질 아카이브라는 점이 드러났다.

제주도는 향후 한라산 고지대와 더 깊은 시추코어에서 붉은 실트층을 추가 확보하면 제주의 더 오래된 화산활동과 고환경 변화를 밝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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