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2026 제주독서대전’을 준비하는 마음

[열린마당] ‘2026 제주독서대전’을 준비하는 마음
  • 입력 : 2026. 10.16(금) 00:00
  • 장보미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제주독서대전'를 준비할 때면 늘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책과 도서관이 시민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까."

책을 조금 더 가까이 느끼고, 책을 사이에 두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책축제를 기획하는 일은 언제나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물론 축제를 준비하다 보면 눈앞의 과제들도 적지 않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계획한 사업을 차질 없이 운영하며, 참여 인원과 사업 실적을 통해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참여했는지도 축제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준비하는 내내 마음 한편에 오래 머무는 것은 숫자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것들이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시민들의 일상에 남아 또 다른 관심과 경험으로 이어지는 것들, 축제에서 우연히 만난 책 한 권이 새로운 관심의 시작이 되고, 도서관에서 보낸 즐거운 하루가 다시 도서관을 찾는 발걸음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단 이틀 동안 열리는 축제이지만, 그 시간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책과 도서관을 가까이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축제가 거둘 수 있는 가장 값진 결실이라고 믿는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제주독서대전 역시 이런 바람을 담아 준비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하여 지난 10년 동안 제주독서대전은 책을 매개로 도서관과 서점, 출판사, 독서 관련 기관·단체, 창작자와 시민을 잇는 다리가 되어 왔다. 서로 다른 관심과 활동이 만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고, 그 연결은 제주의 독서 문화를 함께 가꾸는 힘이 되어 왔다.

이러한 힘을 이어 가고자 정한 올해의 주제는 '책밭에 모다들엉'이다. 지난 10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 가꾸어 온 제주 독서문화의 밭에 모여 그동안의 결실을 나누고, 앞으로도 함께 아름답게 가꾸어 가자는 뜻을 담았다. 이 뜻을 담아 전국 80여 개의 독서 관련 기관과 단체, 출판사, 서점, 창작자 등이 함께해 100여 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오는 10월 24일과 25일, 우당도서관 일원에서 열리는 2026 제주독서대전에 책과 도서관을 사랑하는 모든 분을 초대한다.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발견하는 행운을 누리거나, 신나는 공연을 보며 함께 웃고 손뼉 치는 즐거움을 만끽해도 좋겠다. 천천히 전시를 둘러보거나 아이와 잔디밭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누군가와 책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꼭 무언가를 얻어 가야 한다는 부담 없이, 저마다의 속도와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축제에서 만난 책 한 권과 사람들, 잔디밭에서 보낸 한나절의 여유가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작은 흔적으로 남는다면 좋겠다. 문득 책을 펼치고 싶어지거나, 가족과 도서관에 가고 싶어지거나, 누군가와 책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축제에서 싹튼 관심이 일상의 독서로 이어지고, 그 관심이 차곡차곡 쌓여 제주 곳곳에 아름다운 책 문화를 꽃피워 간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장보미 제주시 우당도서관 사서>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26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