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먼 제주
‘3% 배분’ 법제화 요구해야핵심 공공기관 우선배치도
[한라일보]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한편에서는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인해 기존의 재정 기반이 흔들릴 위기에 처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가중지원법'이라는 실질적 자립을 이룰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자율성 옥죄고 제주 3% 갉아먹는 미래대응기금=정부가 대규모 초과 세수를 바탕으로 추진 중인 미래대응기금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미래대응기금으로 재원이 우선 전입되면, 지방교부세의 모수(母數)가 되는 내국세 총액 자체가 줄어든다.
특히 제주가 입을 타격은 전국에서 가장 크다. 제주는 특별법에 따라 보통교부세의 3%를 법정률로 보장받아 왔다. 파이 자체가 작아지면 제주의 몫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현재 논의되는 미래대응기금 운용 체계 어디에도 '제주 3% 연동 배분 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가장 먼 제주, '가중지원'이 배분적 정의=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2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에서 거리가 먼 지역을 가중 지원하는 제도를 법제화하겠다"고 명확히 밝혔다는 점이다. 섬이라는 척박한 물류 환경과 지리적 한계를 안고 있는 제주에게 남들과 똑같은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평등이 아니라 방치다. 가장 먼 곳에 가장 두터운 지원을 하는 것, 그것이 헌법이 말하는 실질적 평등이자 배분적 정의다.
"서울에서 가장 먼 지역을 가중 지원하겠다"는 약속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기존에 제주가 보장받던 3%의 파이가 우회적으로 삭감되는 모순부터 막아야 한다. 따라서 제주도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명확한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첫째 가중지원법의 정신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새로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 및 지방미래성장지원금에도 최소 3% 이상을 제주에 의무 배분하도록 법제화(명문화)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둘째 기금 신설로 인해 삭감되는 지방교부세 감소분 이상을 가중지원법을 통한 제주 해상물류비 국비 지원 등으로 반드시 보전해야 함을 명확히 해야 한다.
셋째 정부가 추진 중인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역시 같은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물리적 거리가 멀고 인프라가 불리하다는 이유로 공공기관 제주 이전을 후순위로 미룰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먼 곳을 가중 지원한다'는 원칙에 따라 핵심 공공기관을 제주에 우선적이고 집중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말은 충분했다. 이제는 '법'과 '제도'로 확정 지을 시간이다. 가장 불리한 조건을 정책 논리로 선점하고, 가중지원법의 약속을 무기 삼아 제주의 정당한 몫(3% 정률)과 제2차 공공기관 유치라는 미래 성장 동력을 함께 지켜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철저한 사전 준비와 강력하고 하나 된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고석준 제주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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