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의 활로를 찾는다/대안산업 녹차](1)신흥茶메카 가고시마

[제주농업의 활로를 찾는다/대안산업 녹차](1)신흥茶메카 가고시마
일본 茶業 구조조정속 눈부신 성장
  • 입력 : 2005. 09.06(화) 00:00
  •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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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다업의 성장은 괄목할만 하다. 가고시마는 일본 다업성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으며 일본 다업의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다. /사진=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일본 남단의 가고시마현(鹿兒島縣)는 제주와 닮은 점이 아주 많다. 위도상으로 제주보다 조금 아래에 위치한 가고시마는 아열대성 기후와 화산의 도시다. 일본인들의 신혼여행지로서도 인기가 높다.

 제주도에 한라산이 있다면 가고시마에는 긴코만에 위치한 활화산 ‘사쿠라지마’가 지역을 상징한다. 가고시마 연안의 ‘야쿠시마’는 유네스코로부터 생물종다양성을 인정받아 1993년 세계자연유산에 공식 등재된 세계적인 명소이다. 제주도와 한국정부가 제주를 오는 2007년 등재 목표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 두 지역의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가고시마공항 상공에서 바라다본 가고시마는 제주와는 매우 다른 특징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서리 방지용 팬이 곳곳에 설치된 차밭이 초원처럼 끝없이 펼쳐진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변도 차밭이 차지하고 있다. 차밭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대부분 고구마밭이었다.

 일본의 녹차산업은 최대의 녹차산지인 일본 도쿄 인근 시즈오카현이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기계자동화, 기반정비, 효율적 영농 등의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한 가고시마가 일본다업의 중심지로서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인 고구마 산지인 가고시마의 농업 구조조정을 다업(茶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가고시마가 차산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기계화를 이룩한 것이 원동력이다. 사진은 일본내 최대제다기계업체인 기와사키 큐수지점에 전시된 녹차 자동화기계.

 시즈오카현 차 시험장의 다니 히로시(谷 博司) 연구 기감(技監)은 “가고시마는 최적의 재배조건과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다업을 빠르게 성장시켜 왔으며 일본다업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본의 茶業 구조조정

 수백년간 이어져온 일본의 다업은 기반이 취약한 지역의 다원이 폐원됨에 따라 재배면적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이는 차시장과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 아니라 품질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형태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일본다업의 생산면적은 40년 전인 1965년 4만8천5백ha에서 1988년 6만1천ha로 최고치를 보인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04년말 현재에는 4만9천1백ha로 줄었다. 1988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최근 14년간 20%, 1만1천9백ha의 면적이 줄어든 셈이다.

 다업 농가수도 1985년 61만4천2백호에서 최근에는 무려 20만호로 줄어들 정도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그러나 생산량은 1975년 10만5천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995년 8만4천8천톤까지 줄었다가 상승세로 돌아서 2000년 8만9천3백톤, 2003년 9만1천9백톤, 지난해에는 10만7백톤으로 안정기조를 유지해 가고 있다.

 다업 구조조정을 통한 재배면적과 농가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계화와 품질향상 등의 노력에 힘입어 생산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가고시마의 다업

 특히 가고시마 다업의 성장은 괄목할만 하다. 가고시마는 일본 다업성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가고시마의 다업은 면적기준으로 1965년 일본 전체 다원면적의 9%(4천4백10ha)에 불과했으나 1985년 12.5%(7천6백10ha), 2003년 16.8%(8천3백50ha), 2004년말에는 17.1%(8천3백80ha)로 급성장하고 있다.

 가고시마의 녹차생산량은 더욱 눈부시다. 1965년 3천8백11톤으로 일본 전체 녹차생산량의 4.9%에 머물렀으나 1975년 1만7백톤(10.2%), 1985년 1만2천4백톤(13%), 1995년 1만5천4백톤(18.1%), 2000년 1만8천9백톤(21.1%), 2003년 2만1천3백톤(23.1%), 2004년에는 2만5천2백톤으로 일본 전체 생산량의 25%를 점유하게 되었다. 최근 30년간 가고시마의 녹차 생산량이 무려 2백33% 급증한 것이다.

 이에비해 최대 산지인 시즈오카의 생산량은 이 기간 16.6%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일본내 다업의 중심지가 최근 30년 사이에 시즈오카에서 가고시마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차농가 나카조노 형제

▲나카조노씨(사진 왼쪽) 형제와 가족들.

 나카조노씨(中園健一·49)는 가고시마시 외곽에서 그의 형과 함께 3만평 규모로 차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로 28년째다.

 나카조노 형제는 1차 가공시설인 2백평 규모의 제다(製茶)공장까지 갖춰놓고 있으며 방제, 채엽 등에 이르기까지 재배과정에도 기계화를 도입해 생산에서 유통까지 시스템화했다.

 나카조노씨는 1년에 녹차 가공제품을 생산해 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20%, 1억4천만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공장을 갖추는데 단계적으로 모두 5억원을 들였어요. 시간당 5백kg까지 처리할 수 있으며 1년에 80일 정도 가동합니다. 공장은 우리 가족이 생산한 물건을 처리하는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차재배에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카조노씨는 “병충해 방제가 가장 힘들다”며 “방제와 비료과정을 표준화된 사이클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차산업은 일본내에서 앞으로도 안정적이다”며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티벡시장 뿐만 아니라 음료시장이 확대되고 특히 젊을수록 녹차음료를 더욱 애용하고 있어 차산업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맛있고 질좋은 녹차생산 비결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농가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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