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곳]가정의 달 5월…“가족이 힘입니다”

[가볼만한곳]가정의 달 5월…“가족이 힘입니다”
  • 입력 : 2006. 04.28(금) 00:00
  • /김성훈기자 shkim@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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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 날을 맞아 도내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

어느 40대 가장의 5월 설계

 1년중 가장 활기차다는 5월이 바로 눈앞에 왔다.

 그런데 같은 5월을 놓고 어린아이와 어른들의 생각이 이렇게 다를수 있을까!. 아이들은 ‘어린이날’이 끼어 있다고 무엇을 사달라 할까, 잔뜩 벼르고 있다. 어른들은 벌써 어린이날 하며 어버이날, 스승의날, 게다가 결혼식 축의금 등 돈 들어갈 걱정에 머리가 아파온다.

 하지만 어쩌랴…. 걱정한다고 피해갈수 없지 않는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40대 평범한 가장의 5월 계획을 통해 행복한 가정의 달, 5월나기를 알아본다.

 회사원 김영민씨(42·가명).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둔 우리주변에서 아주 쉽게 볼수 있는 그런 평범한 가장이다.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어린이날 행사장을 찾아 준비해간 점심으로 한끼 떼우고 장난감 하나씩 사준채 버텼고 어버이날에는 처가부모와 친부모에게 “어른들은 돈이 최고”라고 스스로 위안한채 얼마간의 용돈을 드린뒤 슬쩍 보내버렸다. 스승의날? 그건 학생때나 신경쓸 일이라며 생각없이 지냈다. 성년의날 행사는 집안에 성년이 되는 동생이나 조카가 없어 탈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연중 최대의 결혼시즌을 맞아서는 축의금이 속절없이 나갔다. 두터운 친분이 없는 이상 뭉쓰고 지나갔지만 월말 정산해보니 솔찮게 돈이 나갔다.

 어쨌든 김씨는 지난해 5월 한달 어물쩍하며 지나가려고 부단히도 애를 썼지만 전달인 4월과 비교할때 초과지출액은 60만원을 훌쩍 넘었다. 내년에는 좀 더 버틸까? 마음속으로 되새긴게 어제 같은데 어느덧 걱정하던 5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문득, 가랑비가 솔솔내리던 4월 어느날인가 독백하듯 스스로에게 자문하던 날이 떠오른다.

 “나이 40인 불혹을 넘었는데… 특히 돈 때문에 사람도리를 못한다면…. 부모님에게 죄송스러워진다. 애들한테도…. 올해 5월은 정말 알차게 보내보자”

 김씨는 그래서 오랜만에 달력이 표시된 노트를 꺼내고 5월 계획을 세웠다.

 5일 어린이날, 복잡한 어린이날 행사장을 찾기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당일코스로 제주도 일주를 해볼까? 중간중간 구경도 하고.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점심식사하고. 저녁에는 아이들과 하루종일 보낸일을 얘기삼아 우리애들이 어떻게 학교생활 하는지 넌지시 물어도 보고…. 이 정도면 아빠 노릇 제대로 하는 거겠지?

 어버이날 행사는 두번 치르기로 마음 먹는다.

 7일은 처가 부모와 함께 모처럼 만나 식사를 하기로 했다. 용돈은 지난해보다 줄이는 대신 그만큼의 선물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요일인 만큼 가까운 외곽으로 나가 바람도 쐬고.

 8일에는 친부모집을 찾기로 했다. 시집장가간 형제들 모두 오랜만에 소집해 시끌벅적하게 저녁을 먹기로 계획을 잡았다. 형제들이 따로따로 용돈을 드리기 보다는 갹출한뒤 드리기로 했다. 손주들의 재롱은 덤으로….

 올해 스승의날을 맞아서는 말로만 앞세웠던 동창생과의 부부동반 모임을 주선하기로 마음 먹는다.

 나름대로 5월 계획을 세웠더니 5월이 두렵지 않다. 오히려 기다려진다. 그래 1년에 한번쯤은 굳게 닫힌 지갑문을 여는 배짱도 부려보자.

 5월 가정의달, 사람의 소중한 정과 기본적인 도리를 되새기는 그런 달이지 않는가.

 누군가 그랬다.

 ‘오월은 온유와 너그러움을 표상한다. 오월이 지니고 있는 계절의 미덕은 많고도 넉넉하다. 우리 모두의 가정은 그야말로 오월 같아야 한다. 모든 가정 안에 오월의 미덕들이 골고루 존재해야 한다’

 이 기회에 가정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 고아들이나 노인들을 돌아보자. 비록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해도 가슴속으로나마 따뜻한 시선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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