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생이의 눈높이 여름 경제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7일 발대식을 갖고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이제 곰박·돗도구리·곰방메·따비가 뭔지 알았어요."
'몽생이의 눈높이 경제교실'여름방학 특별프로그램으로 마련된 경제캠프가 7일 오전 한라일보사에서 열린 발대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이번 캠프에는 몽생이 경제교실 체험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원 10여명과 미리 신청한 당당히 추첨된 어린이 등 모두 60명으로 구성됐다.
# '어려운 경제' 대신 '재밌는 경제'로
이른 시간부터 경제캠프 참가자들이 속속 발대식 행사장으로 모여 들었다. 자신이 스스로 참가를 결정한 어린이들도 있었지만 부모님들의 강력한 추천(?)에 의해 참가한 어린이들도 눈에 띄었다. '경제는 재미가 없다'는 선입견을 없애고 '재미있는 경제'를 친구들의 맘속에 심어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 전혀 모르는 친구들과 1박2일동안 지낼 생각에 두려운 마음을 가진 친구들도 적지 않았다.
"어떻게 왔니?"
"부모님이 신청해서 어쩔 수 없이 왔어요."
썰렁한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주최측에겐 '운영을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한마디. "그래? 정말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재밌게 놀아보자. 응?"
몽생이들은 6개 조로 나뉘었다. 각자의 이름표와 티셔츠를 받고 발대식이 시작됐다. 행사가 끝나고 참가자 모두 '파이팅'을 외치며 여름 캠프는 드디어 시작됐다.
# 돈이 생각보다 무거워 놀랐어요
몽생이들은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없는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미리 신원을 다 확인했기에 가능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시중은행을 통해 들어온 돈을 검사 후 폐기하는 곳. 기계가 자동으로 돈을 검사하고 잘못된 지폐는 걸러내 자동으로 튜브속으로 들어가면서 폐기됐다.
그리고 발길을 옮긴 곳은 금방 찍어낸 '따끈따끈한 돈 뭉치' 들이 있는 곳.
"여러분, 이것 한다발이 얼마쯤 되는 것 같아요?"
"백만원?" "천만원?"
"아니예요. 돈다발은 1천장씩 묶여있어요. 그럼 만원짜리 한다발은 1억원이겠죠?"
"와"
돈다발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시간. 크기는 작았지만 무게는 9kg나 됐다. 직접 들어올려본 어린이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무거워요."
몽생이들은 자리를 옮겨 한국은행이 하는 일에 대한 영상물을 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용은 지폐 속 세종대왕·이이·이황선생이 돈을 탈출했다가 한국은행과 지폐의 중요성을 알게된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내용.
"좀 황당한 내용이지만 재밌어요. 한국은행이 돈의 적절한 흐름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막는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어요."(김관범·제주중앙교 6)
이어 한국은행이 운영하는 화폐박물관을 찾은 몽생이들. 돈의 제작과정, 화폐의 변천사, 세계의 화폐 등이 전시된 박물관에서 참가자들은 다양한 돈의 모양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돈의 단위는 '원'이지만 일본·미국·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의 돈의 단위가 모두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다.
▲몽생이 경제캠프 첫날인 7일 농업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제주의 전통 농기구들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해보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 조상의 손때와 슬기 담긴 농기구체험
농협제주본부에서는 모든 산업의'뿌리'가 되는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영상물을 통해 농부들이 키운 농산물이 왜 몸에 좋은 지, 친환경농업은 어떤 건지, 모든 사람들이 농사를 외면하면 우리나라가 어떤 어려움에 이를 수 있는 지를 담은 영상물을 통해 참가자들은 우리나라의 식량자립도가 1/3밖에 되지 않는 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았다.
"전 패스트푸드만 좋아하는데 앞으로는 밥을 많이 먹을 겁니다. 제가 밥을 많이 먹어야 쌀농사를 짓는 사람이 돈을 벌고 그래야 농사를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김태현·노형교 6)
첫날 오전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농업박물관 견학. 유리문을 통해 보기만 했던 박물관과는 달리 직접 만져보고 해볼 수 있는 농업박물관을 찾은 아이들은 제주전통적인 농기구들의 이름을 보면서 서로 웃기도 하고 열심히 기록를 하기도 했다.
또 지게를 직접 져보기도 하고 절구, 삼태기(골채)를 해보기도 했다.
이날 찾은 농업박물관은 농협이 농경문화유산의 발굴과 보존을 통해 선인들의 지혜와 얼을 배우기 위해 마련한 전시관. 이곳은 특히 제주섬이라는 특수공간에서 강인한 의지와 근검절약을 실천했던 제주인들의 손때가 묻어 있는 유물들이 1백여점이나 전시돼 있다.
"제주사람들의 손때와 정성이 묻어있는 농기구를 체험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오유영·대정교 6)
몽생이들은 오전 한국은행과 농협 방문 프로그램을 마치고 농협에서 준비해 준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오후 생태체험프로그램을 하기위해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좌기동 체험장으로 이동했다. '고망낚시와 해양동식물탐사''맷돌로 곡식갈기' '황토로 염색하기' '풀잎으로 곤충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