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도내 IT산업 어디로 가나

[이슈&현장]도내 IT산업 어디로 가나
방송·통신기술 시험무대 물거품 우려
  • 입력 : 2008. 04.21(월) 00:00
  • 고대로 기자 drk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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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진흥원에 입주한 (주)큐텔소프트 직원들이 다기능 웹3D 가상현실(VR) 구축을 위한 통합 솔루션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승철기자

유망기업 줄도산…고급기술·인력 확보에 한계
기술개발엔 뒷전…용역사업에만 매달려
신기술 개발 등 못지않게 마케팅 지원 절실


제주특별자치도는 다음커뮤니케이션 및 EMLSI의 유치로 지역 업체와의 현지화와 공동마케팅, 공동 인력양성, 공동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면서 제주가 디지털컨텐츠 분야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분야의 새로운 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R&BD)기지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따라 제주자치도는 텔레메틱스 시범사업 이후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해서 차세대 모바일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차세대 방송·통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섬이라는 지역적 공간으로 기술 및 테스트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고 전파청정지역으로 무선 및 모바일에 대한 실험이 가능하며 중·일 진출을 위한 동북아 IT산업의 교두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매우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술연구·개발 지원 어떻게=지난 2003년 제주지식산업진흥원 주도로 u-Korea 포럼의 'u-Jeju 구축구상'이후 텔레메틱스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지난 2004년 정보통신연구센터(ITRC)와 디지털협동화센터(DCRC)가 설립했다. 제주대학교에 설립한 ITRC는 제주 텔레메틱스 산업을 육성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특허 28건 출원 등을 비롯해 기술 지도와 기술이전 등을 기업에 지원했다. DCRC는 IT특화기술 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디지털컨텐츠의 표준화 및 집적화를 위한 전문연구기관인 DCRC는 그동안 특허 16건을 출원하고 시제품 14건을 출시했다. 이들 두 기관은 산·학·연 협동 연구를 통해 미래 IT산업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IT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외 지난 2005년부터 5개 IT 관련 대학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비를 포함해 오는 2012년까지 모두 2백47억4천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 2004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제주지사 설치와 지난 2005년 EMLSI 제주이전 등으로 다양한 분야의 기업유치 및 인력양성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창업보육센터간 연계강화 및 활성화와 미래제주지식산업포럼 활성화, 산·학·연간 프로젝트 강화를 통해 프로젝트형 인력양성 및 시범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주요사업 어떻게 전개됐나=제주자치도는 도내 IT업체들의 기술개발 및 기술력 향상을 위해 대형 사업들을 추진했다. 하지만 도내 업체들의 기술력 부족 등으로 중앙정부를 만족시켜줄만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산자부가 지원한 기술혁신사업(RIS)인 '디지털 아일랜드 제주프로젝트'와 '신탐라기프트 앤 체험프로젝트 사업', 텔레메틱스 시범 사업이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추진된 '디지털 아일랜드 제주프로젝트'사업은 65억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자됐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제주지식산업진흥원, 제주대학교, 지역업체 등 14개기업(기관)이 참여해 지역포털, 신기술기반기술개발(RFID) 등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했다. 하지만 돌문화공원 RFID신기술개발, 적용에 실패했고 상품개발비로 5개 업체에 무려 1억2천만원을 지원했으나 실적이 전무했다.

다양한 관광기념품 및 문화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추진한 '신탐라기프트 앤 체험프로젝트 사업'은 사업 진행과정에서 예산지원이 중단됐다. 올해 6월까지 3년 동안 정부지원 30억원 등 총 47억여원이 투자될 예정이었으나 예산를 부절적하게 집행한 것이 발각돼 결국 국고지원이 중단됐다. 제주지식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이 사업에는 제주대 등 8개 기관이 참여기관으로 제주도관광협회 등 10개 기관은 협력기관으로 공동 참여했다.

지난 2004년 8월부터 지난 2006년 7월까지 1백원을 투자한 텔레메틱스 시범서비스 사업도 정보통신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사실상 실패한 사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도내 업체들은 이같은 대형사업들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국·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지만 신시장 개척은 고사하고 사업에 참여했던 일부 기업들은 현 상태 유지에도 힘들어 하고 있다.

이에따라 차세대 모바일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차세대 방송·통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의 도약이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지식산업진흥원은 이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학습화된 사업기획능력을 바탕으로 u-parking(주차관리), u-fishfarm(양식장), u-Farm(돼지), u-블루밴드(u-learning), u-GEMS(지하수원격관리)을 유치했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

▶도내 IT 업체 실태=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IT· CT(Culture Technology)관련 업체는 모두 2백76개소(IT 1백69개·BT 1백7개)로 나타났다. IT 분야의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48개, 정보통신기기 33개, S/W및 컴퓨터 관련 서비스 88개이다. 하지만 이들중 코스닥에 상장된 업체는 없다.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제주로 이전을 했던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인 '(주)지스텍'은 제주이전 후 게임 '천상의 문'를 개발하고 2003년 7월 일본 테라코퍼레이션과 말레이시아의 테라 ITC와 총 50만불의 수출계약까지 맺었으나 오래전에 폐업했다

지난 2002년 8월 제주지역 IT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제주의 IT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제주자치도가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JS소프텍도 제주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에따라 도내 대학에서 IT·CT 관련 전문인력을 연간 약 1천5백여명을 배출하고 있으나 IT·CT산업 관련 기업의 영세성 등으로 인해 대부분 다른 지방으로 진출하고 있다. ITRC, DCRC를 통한 인력양성 및 기술개발 등으로 지역에서의 취업·창업도 미미하다.

▶방안은 없는가=제주 IT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기술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 못지않게 마케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기술을 개발해도 시장개척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식산업진흥원에 입주한 (주)큐텔소프트의 경우 제품분류 3D 캐릭터 모델링 및 애니메이션 저작도구, 다기능 웹3D 가상현실(VR) 구축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지만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큐텔소프트 현상무 대표이사는 "지역시장이 좁기 때문에 도외 마케팅을 해야 하지만 시간과 비용, 지리적 여건 등으로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며 "마케팅 부분에 대한 지원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도내 다른 대부분 벤처기업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GIS(지리정보시스템)를 활용한 각종 정보화·자동화 사업을 하고 있는 자바정보기술도 올해 해외시장개척을 위해 중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IT업체들의 경우 현재 신기술 개발은 뒷전으로 미루고 눈에 보이는 용역사업에만 매달리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 용역수행 업체들의 성과를 냉철히 분석, 차별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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