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춤추게하는NIE](9)'생춤'팀이 찾아갔어요-도리교

[생각을춤추게하는NIE](9)'생춤'팀이 찾아갔어요-도리교
"매일 아침 교실서 신문보고 방과후엔 신문이랑 놀아요"
  • 입력 : 2009. 04.28(화) 00:00
  •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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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신문을 받아 어려운 낱말을 찾는 6학년 2반 어린이들. /사진=이승철기자 sclee@hallailbo.co.kr

국제자유도시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 북쪽에 자리잡은 도리초등학교(교장 고성종)를 최근 찾았다. 이 학교는 방과후 보육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1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1회 NIE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 오정심(한라일보 NIE자문위원)씨가 자원봉사의 뜻을 밝히면서 새학기부터 이뤄져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이 학교 6학년 2반(담임교사 강경미)에서도 '신문으로 세상이야기 나누기' 활동이 매일 이뤄지고 있다. 한라일보가 NIE 활성화를 위해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신문 20부를 지원하면서 아이들은 매일 아침 신문과 만나고 있다.

# 6학년은 매일 아침 신문과 함께

6학년 2반 교실. 여느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색다른 광경이 매일 아침 벌어진다. 모든 아이들은 신문을 펼쳐들고 차근차근 읽어나간다. 담임을 맡은 강경미 교사는 올해 학급운영 목표를 '신문으로 세상이야기 나누기'로 세웠다. 생각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이들은 신문을 펼쳐들기 전에 각자의 책상위에 국어사전을 한권씩 올려놓았다. 신문에는 어린이들에게는 생소한 낱말이 적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낱말이 나오면 색깔펜으로 줄을 그어 표시하고 선생님께 질문하거나 사전에서 그 뜻과 쓰임새를 찾는다.

장혁재 어린이는 "처음에 신문을 읽을때는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았는데 이제는 점점 사전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어린이는 "신문을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제주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며 "집에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고 때로는 내가 어른들께 알려드릴 때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방과후 보육교실에서 신문을 보고 있는 1학년 어린이들

# 국어사전·'신문일기'는 필수

아이들에게는 국어사전과 '신문일기' 공책이 한권씩 있다. 신문일기는 일주일에 3~4번 정도 쓰는데 기사를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정리하고 자신의 의견을 쓰는 것이 기본이다. 거기에 신문에서 모르는 단어를 찾아내 단어에 대한 뜻을 사전에서 찾아 기록해 두는 아이들도 있다.

김미나 어린이는 "모르는 낱말을 정리해두면 나중에는 '단어장'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신문일기를 쓰면서 읽고 지나가는 뉴스가 아니라 공책에 정리되는 뉴스로 가공하기도 한다.

김윤영 어린이는 "신문기사 속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 기록하고 기사를 문단별로 내용을 요약하고 전체 기사를 정리하는 순서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어린이의 신문일기를 들춰보니 '엔고현상은 무슨 뜻일까' 등 궁금했던 사항에 대해 기사에서 얻은 정보를 잘 정리해 놓고 있었다.

정재용 어린이는 "신문을 꾸준히 보면 우리나라 경제와 제주의 문제를 알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재단에서 실시하는 NIE전문가 연수도 받은 강 교사는 "6학년은 성장기로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지만 궁금증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단어를 제대로 알게 돼 어휘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보고 있으며 신문보기~신문일기·쓰기~스케치북에 나만의 활동지 꾸미기 등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육교실에서 오정심씨가 NIE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방과후 '신문이랑 놀기' 인기 만점

이어 방과후 보육교실이 이뤄지는 1학년 교실로 옮겼다. 이곳에서는 오정심(한라일보 NIE자문위원)씨가 자원봉사로 지난 3월부터 주 1회 NIE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 보육교실은 1학년 아이들중에서 방과후에도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봐주기 위해 마련됐다. 한 교실에 18명의 아이들이 함께 있다.

오씨가 교실안으로 들어서자 아이들의 환호를 보냈다. 수업전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마음열기'를 하는 오씨를 아이들은 많이 기다린 듯 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기까지 그리 쉽지는 않았다.

오씨는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부모로서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다행히 보육교실이 운영되면서 방과후 아이들과 신문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1학년이다보니 유치원생활에 더 익숙해진 아이들과 신문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신문을 처음 보는 아이가 대부분. 집에서 본 적이 있는 아이는 한두 명에 불과했다. 오씨는 우선 신문을 어떻게 넘기는지부터 알려주고 어질러진 신문을 정리하는 방법부터 가르쳤다. 아직 어색한 가위와 풀 사용법도 알려줘야 했다. 그러면서 신문속에서 사람, 글자, 집, 동물, 광고 등을 찾게 했다.

책과는 달리 신문은 처음과 끝이 없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는 장점이 있어서 의외로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에 참여했다. 신문을 보면서 신기한 것이나 처음 보는 것이 나오면 큰소리로 외쳐서 모두가 같이 신기해하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자기신문에는 없다고 싸움이 벌어지고, 집에 가지고 가겠다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씨는 그럴 때마다 웃음을 참느라 혼이 난다. 아이들은 심각한데 자꾸 귀여워서 웃음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곤 한다. 신문에서 찾으면 자기의 생각을 쓰고 싶은데 생각처럼 글자가 생각이 안나서 칠판에 글자를 써달라고 한다. 아직 말과 글자를 동시에 쓸 수 없으니 그림으로 그려보라고도 한다.

▲강경미 교사가 학생들에게 신문기사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 "이젠 신문정리도 스스로 해요"

오씨는 "아이들이 점점 신문에서 찾는 것을 즐거워하고 자기만의 것을 찾아서 표현하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생각과 말들을 무수히 쏟아내면서 생각을 조금씩 정리하고 수업태도 또한 차분해지고 있다. 모든 아이들과 협동해서 정리하고, 차례를 기다려서 발표하고, 다른 친구와 타협을 해야하는 것을 아이들과 교사가 대집단 수업에서 배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성종 교장은 "학부모의 제안으로 아이들이 신문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호응이 높다"며 "교직원 이름표 달기, 체육 특색활동 등 이외에도 학교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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