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6)일본의 교훈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6)일본의 교훈
수년 전부터 치밀하게 기획 `준비된 세계지질공원`
  • 입력 : 2009. 09.09(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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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규슈 운젠화산 등 열도 3개소 동시에 첫 인증
전국단위 시스템 구축·전문조직·프로그램 가동
중국 이어 세계지질공원 강대국으로 일약 부상


▲일본이 최근 최북단 홋카이도 남부에 위치한 도야(Toya)와 중부 혼슈의 이토이가와(Itoigawa), 그리고 남부 북규슈 시마바라(Shimabara) 반도의 운젠(Unzen) 화산 등 모두 세곳을 일본에서는 최초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사진 위로부터 홋카이도의 도야호, 중부 이토이가와 지질공원 홍보물, 북규슈의 운젠화산. /사진=한라일보 DB

일본이 그동안 애타게 기다려 온 세계지질공원 보유국이 됐다. 일본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로는 세계 19개번째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GGN:Global Geopark Network )에 가입했다. GGN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GGN은 지난달 말 중국 태안에서 제3차 전문가 회의를 갖고 새로운 GGN 가입국가를 심의 결정했다. 특히 일본은 이번에 모두 세곳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는 저력을 과시했다. 최북단 홋카이도 남부에 위치한 도야(Toya)와 중부 혼슈의 이토이가와(Itoigawa), 그리고 남부 북규슈 시마바라(Shimabara) 반도의 운젠(Unzen) 화산 등 모두 세곳이다.

특히 이번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국가가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권에 집중돼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도 이번에 두곳을 추가로 인증받는 등 약진이 두드러졌다. 내몽고의 알라사(Alxa)와 샨시성의 칭링(Qinling) 등 두 곳을 추가로 인증받았다. 중국은 이미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다 세계지질공원 보유국가이다. 이번에 두 곳을 추가로 인증받아 모두 22개의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하게 됐다.

이로써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아 GGN에 가입한 국가와 지역은 기존 18개국, 58개 지역에서 19개국, 63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대륙별로는 유럽 34개, 아시아 27개, 호주 1개, 남미 1개 등이다. 국별로는 중국(22), 영국(7), 독일(6), 이탈리아(5), 스페인(4), 일본(3) 등 순이다. 아시아권에는 말레이시아와 이란이 각각 1개지역씩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 일본의 부상

일본이 세계지질공원 선진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견돼 왔다. 실사 이전부터 세곳의 신청지 중 이토이가와는 이미 유력하다는 전망이 잇따랐다. 최종 심사에서 이토이가와를 비롯해 신청지역 세곳 모두 인증을 받음으로써 일본은 일약 세계지질공원의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했다.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질공원은 크게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으로 구분하는데 국가지질공원은 유네스코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각국의 자율적인 프로그램으로서 세계지질공원과 차이가 있다. 국가지질공원망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로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세계지질공원망에 가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지질공원의 보존관리나 연구, 국제교류, 지속가능한 활용은 세계지질공원망에 가입해 있는 어떤 나라 못지않게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가동해 왔다.

일본은 '일본지질공원위원회'를 두고 전역에 걸쳐 17개소의 지질공원을 지정하는 등 일본지질공원네트워크(망)를 구축했다. 일본은 지질유산이 매우 다양하며 지자체간 지질공원망의 결성으로 지질공원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지질박물관이 지역마다 운영되고 있으며, 전문인력과 공무원들은 지질공원이 요구하는 활동을 수행중이다. 2007년에 13개 지역으로 일본 지오파크 연락협의회가 결성된 이후 일본지질공원망으로 명칭을 바꿨다. 2008년 7월에는 일본 지질공원망이 17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도야, 이토이가와, 시마바라의 운젠화산 등 세곳을 우선적으로 세계지질공원 사이트 인증을 추진해 왔으며 이번에 세곳 모두 인증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일본의 자존심을 세웠다. 일본은 이 외에도 하코네 화산과 온천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인증을 받기 위한 후속절차를 진행중이다.



# 일본의 세계지질공원

홋카이도의 도야호는 홋카이도 남부 시코쓰호도야국립공원 지역에 위치한다. 도야호(洞爺湖)는 도너츠 모양의 칼데라호로, 호수 중앙에 있는 나카섬(中島)을 기준으로 도야코정과 소베쓰정이 경계를 이룬다. 호수의 둘레가 43km이며 중앙에 네 개의 섬이 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2008년 7월 7일부터 3일간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의 개최지이다. 도야호는 홋카이도 3개 경관 중 하나로 매년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호반의 온천가에는 노천탕, 온천은 물론 산책길 등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중부 혼슈의 이토이가와는 세계지질공원을 추진중인 제주가 가장 눈여겨봐온 지역이다. 이 곳은 제주도 1/4 규모의 면적에 인구는 5만명으로 작은 도시다. 특히 비취산지로 유명하다. 이토이가와는 일본열도 중앙부의 심해저 지층을 대표하는 지질공간이다. 일본 지질학의 시조인 '나우만'이 명명한 화산지대 '포사마그나'로 유명하다. 이토이가와시가 설립한 포사마그나 지질박물관도 현지에 있다.

이토이가와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해 홈페이지를 운영해 왔으며 일반·전문자료를 발간하는 등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인문과 자연요소까지 모두 지질공원의 핵심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지질공원을 지역주민의 경제적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질공원은 자원의 보전과 관광증대를 위한 것이며 기존 보호대상 이외에 행위 제한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운젠(雲仙)은 북규슈 시마바라 반도(島原半島)의 중앙에 위치한 운젠다케산의 주봉 후겐다케(普賢岳)를 중심으로 한 화산군 일대의 지역으로 운젠아마쿠사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본보 한라산 대탐사단은 지난 2001년 11월 이곳을 비교 탐사한 경험이 있다. 규슈 나가사키(長崎)현의 운젠화산군은 나가사키시와 구마모토의 가운데 지점에 있는 시마바라(島原)반도에 위치해 있다.

1991년 6월 운젠화산이 폭발해 많은 사상자를 냈던 곳이지만 온천 만이 아니라 봄의 철쭉, 가을 단풍, 겨울 서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일본에서는 1934년 가장 처음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매케한 냄새와 짙은 유황가스를 뿜어내는 화산지대로서, 답사코스 자체가 '지옥순례'로 불린다. 바닥에는 가스를 동반한 뜨거운 온천수가 지표로 계속 뿜어져 나온다. 온천수에 계란을 삶아 내방객들에게 파는 행위는 이곳 사람들에게는 일상이 됐다.



[제주, 갈길이 멀다]조직·교육홍보 시급

지질관광 활성화해야
신청서 제출기한 임박


일본의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가입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중인 제주에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제주 세계지질공원 후보지를 대상으로 예비평가 결과 전반적으로 지질자원 자체는 매우 양호하지만 관리조직, 홍보·교육·지질관광 등 관리 및 운영부문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후속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판별기준(Criteria)은 크게 영역·지질유산 보존·자연문화유산과 같은 지질과 경관, 관리조직, 해설과 환경교육, 지질관광, 환경친화적 지역경제개발, 접근성 등의 분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접근성은 올해 4월 이후 지질관광에서 분리됐다.

예비평가 결과 전반적으로 지질자원 자체는 매우 양호하지만 관리조직, 홍보·교육·지질관광 등 관리 및 운영부문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망)가 추구하는 핵심요소에 대한 준비가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다.

신청과 인증 심사 절차도 변경된 것으로 알려져 이에대한 후속대책도 요구된다. 변경된 내용은 10월 1일부터 12월1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한뒤 이듬해 2월까지 서류자격심사, 4월 전문가 심의를 거쳐 5월 이후에 현지 실사를 하게 된다. 신청서 제출기한이 2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정상대로 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제주에 대한 최종 인증 여부는 내년 9월 전후가 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태스크포스팀 구성에 이어 11월에 제3차 예비실사를 거친 뒤 12월 초에 제주 지질유산에 대한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신청서 작성과 대한지질학회 발표회, 외국전문가 초빙 등의 과정을 통해 최종 점검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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