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7)산방산과 용머리

[지오투어(Geo-Tour)시대 열린다/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17)산방산과 용머리
80만년전 산방산 화산폭발때 용머리 암석층 덮어
  • 입력 : 2009. 10.28(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산방산은 평탄한 지형을 이루고 있는 제주 서남쪽 사계리 해안에 400m 높이로 솟아 있는 돔상의 암석으로 수성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용머리와 연결되면서 빼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제주 세계지질공원 연구진은 산방산과 용머리는 학술적·교육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 지질공원의 적지로 평가한다. 사진은 해안에서 바라본 용머리와 산방산. /사진=한라일보DB

산방산, 한라산 봉우리 옮겨놓은 듯 돔형 구조
암벽엔 희귀식물들 분포 천연기념물 지정보호
용머리, 학술·교육적 가치 탁월한 수성화산체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추진중인 핵심공간 중 하나가 바로 산방산과 용머리다. 17세기 중엽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네덜란드 사람 하멜이 처음 발을 디딘 곳으로도 유명하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 위치해 있다.

산방산은 용암에 의해 만들어진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용암돔이다. 용암돔(lava dome)은 종 모양의 거대한 화산체를 말한다. 산방산은 평탄한 지형을 이루고 있는 제주 서남쪽 사계리 해안에 400m 높이로 솟아 있으며, 수성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용머리와 연결되면서 빼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전설에 따르면 산방산은 그 모습이 마치 한라산의 봉우리를 옮겨다 놓은 듯해서인지 본래 한라산의 봉우리였다고 전한다. 산방산 정상쪽에는 온난화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울창하게 펼쳐져 있고, 암벽에는 희귀한 식물들이 붙어서 자생한다. 산방산 암벽의 희귀한 식물들은 귀중한 학술연구자원으로서, 1993년 8월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 산방산과 용머리의 지형 지질

'제주도 지질여행'(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주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돔은 용암이 지표로 흘러나와 형성되거나 지하에서 계속 공급된 용암에 의해 만들어진다. 산방산은 용암이 지표에 흘러나와 형성된 돔상의 암석이다. 용암이 분출해 돔을 만들 때에는 화구 주변에서 소규모의 화산폭발이 일어나거나 돔이 붕괴하여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분출은 가끔 인간이 예측하지 못하는 강력한 화산폭발을 일으켜 막대한 피해를 주기도 한다. 산방산에서 이러한 화산분출에 의해 만들어진 용머리 응회암을 덮고 있다. 이를 통해 용머리 응회암이 만들어진 후에 산방산을 만든 화산활동이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산방산의 용암돔에는 지름이 2m 정도인 주상절리가 100여m 가량 수직으로 형성되어 있다. 용암에 의해 돔이 형성되면 부채꼴 모양으로 절리가 만들어진다. 산방산에서 수직의 주상절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볼 때 낮은 경사를 갖는 가장자리 부분은 침식돼 없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돔이 형성되는 기간 중에 일어난 화산폭발에 의해 만들어진 화산분출물이 산방산 주변에 남아 있는데, 용머리 응회암을 덮고 있는 화산쇄설층이 바로 그것이다.

산방산과 용머리를 한 묶음으로 세계지질공원으로 후보지로 넣은 것은 이처럼 지질학적으로도 서로 떼어내어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성화산분출 활동에 의해 형성되는 화산체는 사면의 경사, 퇴적상 등에 따라 크게 응회환과 응회구, 마르로 구분된다.

응회환은 분화구가 대체로 크고 깊으며, 분화구 주변의 화산재층이 15도 이내의 작은 경사와 100m 이내의 낮은 높이, 그리고 넓은 분포범위를 갖는다. 여기에 비해 응회구는 분화구가 지표면보다 높고, 화산재층이 30도 내외로 큰 경사와 100m 이상의 높이를 갖고 있는게 특징적이다. 성산일출봉이 전형적인 응회구의 지형을 보여주는 곳이며, 용머리와 수월봉이 응회환의 특징을 보여준다.

제주지질연구소 강순석 소장(이학박사·고생물)은 "산방산은 약 80만년전에 형성된 용암돔으로서 제주도 최고기의 조면암 화산체이며 같은 시대의 조면암질 용암돔은 서귀포 앞바다의 범섬, 문섬, 섶섬 및 제지기오름이 이에 해당한다"고 한다.

용머리 응회환은 산방산보다 먼저 만들어진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수성화산체이다. 현재는 오랜 세월 침식이 진행돼 화산체의 일부분만이 남아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주변에 있는 단산과 동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방산에 대해 제주 세계지질공원 연구진은 "제주도 마그마 진화의 한 단계를 마무리 짓는 암석으로 중요한 지질학적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한다.

용머리에 대해서는 "분출도중 화도(火道)의 이동으로 위치가 변해 복잡하고 특이한 구조를 갖게 된 응회환 복합체로서, 학술적, 교육적 가치가 뛰어나다"는게 학술팀의 평가다. 응회환의 일반적인 내부구조와 화도이동에 의해 만들어진 여러 퇴적구조를 함께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또 형제섬, 송악산, 멀리 가파·마라도 등 주변지형과도 어우러져 경관이 매우 뛰어나 지질관광의 최적지로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