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서귀포서 만난 '천연 물놀이장' 7곳

[가볼만한 곳]서귀포서 만난 '천연 물놀이장' 7곳
물소리 듣다보면 시원夏게 쿨하게
  • 입력 : 2010. 07.24(토) 00:00
  •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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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내코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발만 조금 담가도 머리카락이 쭈뼛 서고 잠시후면 한기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무더운 여름이면 '탁족(濯足)'을 즐겼나 봅니다. 발만 담갔을 뿐인데 금방 온몸이 시원해집니다. 흐르는 물이 발바닥을 자극하면 건강에도 좋다니 뜨거운 여름 이곳에 꼭 들러 발이라도 담그심이 어떠실지요.

아이들의 방학과 함께 본격적인 피서철이 돌아왔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이글이글 뜨거운 햇빛에 끈적한 습기까지 짜증스런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럴 때 어디에 가야 할까.

제주섬을 빙 둘러싸고 있는 바닷가도 좋지만 시원한 물과 깨끗한 자연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서귀포시 지역 하천과 계곡을 추천한다. 맑은 물이 철철 흘러 넘치는 계곡은 그야말로 청량감을 준다. 숲 그늘 아래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흐르고 주변 숲에는 산새들이 재잘댄다. 그리고 이름모를 풀과 꽃향기가 마음 속에 기분좋게 스며든다. 바닷가 피서 뒤엔 피곤함이 밀려오지만 계곡물 피서 뒤엔 상쾌함이 뒤따른다.

서귀포에는 동네 사람들만 하는 천연 피서지가 줄잡아 10여곳을 넘는다. 뜨거운 여름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넘쳐나는 이곳들은 '아는 사람만'안다. 어떤 곳이 여름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살짝 들여다본다. 이곳 말고도 동네 사람들이 찾는 용천수 물놀이 장소로 성귀천, 성천포 등도 있다.

▶돈내코=서귀포시 상효동에 위치한 돈내코 계곡은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는 천국과 다르지 않다. 더위와 스트레스가 있던 자리에는 물과 바람, 시원한 그늘이 들어 서 있다. 1920년대 이전까지 멧돼지가 많이 출몰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름 또한 멧돼지(돈)가 물을 먹었던 '내(川)'의 입구를 일컫는 제주어 '코'에서 유래했다. 돈내코 원앙폭포 주변에는 돗자리를 깔고 앉을 수 있는 '명당'이 적지 않고 야영장도 갖춰져 있다. 주차장과 진입로 등 기반시설이 그 어느곳 보다 잘돼 있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글 경우 5분을 채 못견딜 정도로 물이 시리고 차갑다.

▶쇠소깍=서귀포시 효돈천 하류지역 바다와 맞닿는 곳에 있다.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 울창한 소나무숲과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들어서는 순간 더위를 싹 잊게 만든다. 수심이 깊은 곳은 스킨스쿠버 장비를 하고 들어갈 수 있고 천천히 테우를 타고 쇠소깍을 둘러보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어지는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다. 기암괴석 사이에 자리 잡고 바다와 소나무가 만들어내는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강정천

▶강정천=서귀포시에서 서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서귀포시 식수의 70%를 담당할 만큼 용출량이 많아 '대가내천' '큰내' 등으로 불렸다. 하천가에는 수령 50년의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피서철이면 사람들이 붐빈다.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 것과 맑은 물빛을 보는 것만으로 시원함을 준다. 평소 건천을 이루는 제주의 일반 하천과 달리 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다. 서귀포 식수의 70%를 공급하는 생명의 젖줄로 가족 단위 여행객이 여름철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자주 찾는 피서지다. 이곳에서 드라마 '거상 김만덕'이 촬영됐다는 사실은 모르는 이들이 많을 듯.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으로 맑은 물에만 사는 어종으로 '오이향'이나 '수박향'이 난다는 은어가 서식, 은어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논짓물=빼어난 해안절경을 만끽하며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중문관광단지 인근에 위치한 예래동 해안가 논짓물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면서 여름철 피서객을 유혹하는 색다른 명소다. 바다와 인접해 있어 계곡물과 바닷물을 함께 즐길수 있는 곳이다. 오는 8월 1일부터 3일간 논짓물 해변축제가 열린다. 이 기간동안 보말잡기, 맨손으로 넙치잡기, 선상낚시 체험, 갯바위 낚시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속골=서귀포시 서호·호근동 경계지역에 자리한 속골은 시민이 아닌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소한 지역이나 알뜰한 피서지로 최고다. 서귀포여고를 지나 하수종말처리장을 지나 해안가로 내려가면 속골이 나온다. 차가운 물이 철철 흘러넘치는 징검다리를 건널때부터 시원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인근 지역주민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숨겨진 비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주올레 코스에 포함되면서 올레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범섬이 보이는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자랑하고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하늘에 닿을듯한 야자수까지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솜반천

▶솜반천=서귀포시 서홍동에 있는 솜반천은 사시사철 맑고 시원한 물이 끊임없이 흘러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는 여름철 최고의 휴식처. 천지연 상류이며 서귀포시민의 젖줄이다. '선반내' '선반천' '솜반내' 등 불리는 이름이 많지만 모두 이곳을 일컫는다. 2003년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다시 아름다운 예전 모습을 회복한 도심속 휴식처로 생태하천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주변에 걸매생태공원이 있고 다양한 편의시설도 있어 생태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한여름밤 솜반천 야외극장이 오는 25일부터 8월16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8시부터 운영된다.

▶산짓물=서홍동에 솜반천이 있다면 맞은편인 동홍동에는 산짓물이 있다. 시퍼런 물빛을 자랑할 정도로 깊었던 물은 한때 도로를 내면서 물이 말라버렸지만 최근 지역주민들이 이곳을 살려내 연신 물이 흐르는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이렇게 살려낸 산짓물에서는 오는 30일 오후 7시 '산짓물 쉼터 사랑 음악회'도 열린다.

▲악근천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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