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2)고혈압
증상없어 방치…'소리없는 저승사자'
  • 입력 : 2010. 07.29(목) 00:00
  • 조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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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등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은 금연과 질주, 식이요법 등과 함께 고혈압의 비약물적 치료법이면서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사진=한라일보DB

고혈압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친숙한 병이다. 내 가족, 친지, 사돈의 팔촌까지 가지 않더라도 주위에 고혈압 환자가 적어도 한명쯤은 있다. 실제로 국내의 고혈압 유병률은 30% 남짓으로 외국의 27% 정도에 비해 다소 높은 정도이며 젊은 연령에서의 고혈압 유병률은 외국보다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친숙하다'는 말은 '잘 알고 있다'는 말의 동의어가 아니다.

제주대학병원 심장내과 김송이 교수는 "고혈압은 결핵, 당뇨, 간염에 비해 훨씬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진단 자체가 어려운 병이 아니지만 고혈압이라고 진단을 받은 후에도 제대로 치료받는 경우가 드물어 적극적인 계몽이 요구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고혈압은 흔히 '소리 없는 저승사자'나 '침묵의 살인자'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고혈압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으며 본인이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느껴지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게 된다. 방치된 혈압은 몸의 주요 장기인 뇌, 심장, 신장, 눈 등에 영향을 미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신부전 등을 일으키게 되고 혈압이 극도로 높아지게 되면 뇌출혈이나 안구내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

▶고혈압이란=고혈압은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 지속되는 질환으로 정의된다. 이상적으로는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20/80mmHg 미만이 유지돼야 하며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30/85mmHg 미만까지를 정상이라고 한다. 혈압이 150/100㎜Hg이라는 말은 수축기 혈압이 150㎜㎜Hg, 이완기 혈압이 100㎜Hg임을 의미하고 이 경우 고혈압에 해당한다.

▶고혈압의 증상=일반적으로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혈압이 높을 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이 있어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며, 일부 환자만이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인차가 심해 혈압이 매우 높아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가 하면 혈압이 조금만 올라가도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환자들은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생활하다가 심각한 합병증이 생겨 고혈압이 있음을 알게 된다.

▶고혈압의 치료=현재 고혈압의 치료는 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것만이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따져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다른 위험인자들과 연관시켜서 조절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타나도 일단 금연, 절주, 식이요법, 규칙적 운동 등의 비약물적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하고 이후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하지만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을 동반한 고위험군의 환자에서는 혈압이 130/85mmHg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질환의 위험을 조절하기 위해 특정한 혈압약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혈압을 적정수준으로 잘 조절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혈압 조절의 목표는 개개 환자들마다 달라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인자가 어느 만큼이냐에 따라서 조절 목표를 결정하게 된다. 모든 사람이 혈압을 140/90mmHg 아래로 유지해야 하지만 당뇨나 고위험군 환자들은 130/80mmHg 미만으로 혈압을 유지해야 한다.

비약물요법(생활 습관 교정)으로는 체중 조절, 식이 조절(과일, 야채, 저지방 낙농 제품의 섭취 증가, 포화지방 및 총지방의 섭취 감소), 저염식, 운동(규칙적 유산소 운동), 절주 등이 있다. 비약물요법은 약물요법의 시행과 관계 없이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치료법으로 능동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김송이 교수는 "금연, 절주,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 등 비약물적 치료법은 고혈압의 치료를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돼야 하지만 전단계 고혈압이나 정상혈압을 가진 성인 모두에게도 고혈압의 예방과 악화 방지를 위해 추천되고 있다"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은 고혈압 뿐 아니라 모든 성인병과 암,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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