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 살암수과]수협중앙회 노량진시장현대화사업본부장 한재순씨

[어떵 살암수과]수협중앙회 노량진시장현대화사업본부장 한재순씨
"제주바다는 영원한 나의 고향"
  • 입력 : 2010. 09.02(목) 00:0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어업 종사자들과 함께한 28년 세월

"거친 바다 헤치며 정직하게 살아왔고 현재도 바른 마음으로 바다와 함께 생활하고 계신 해녀 출신 어머니와 고향 사람들을 잊지 못합니다."

한재순(55)씨를 처음 만난 건 4년전 국회의원에게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방문한 국회에서다. 지금까지 이러저러한 자리에서 5~6회를 만났지만 그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은 온통 제주의 어업에 관한 이야기였다. 언론에서 기사화되기도 전인 따끈따끈한 바다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뤘다. 제주의 바다온도가 올라가 참치가 제주연근해에서 잡힐 것이니 제주참치를 브랜드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둥 그의 입에서는 제주 어업의 발전을 위한 이야기로 잔뜩 쏟아져 나왔다.

제주대 증식학과를 졸업하고 제주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수협중앙회에 발을 들여놓은지 이제 28년이 지났다. 서울 생활을 하다 과장(2급)으로 승진하고 당시 수협제주도지회로 내려가 8년 동안 근무한 것을 빼면 20년을 중앙회에서 근무했다. 그가 근무한 이력을 보면 서울 강서공판장장, 자재사업단장, 판매사업부장, 유통사업부장 등 줄곧 경제사업쪽이 대부분이다.

돌아보면 처음 제주출신이 중앙회에 입사한 탓에 제주사투리를 신기해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제주사람에 대한 인식을 좋게 하기 위해 본인이 제주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정직하게 근무해왔다. 이런 그에게 최근 주워진 직책은 약 2200억원 규모의 사업이자 수협중앙회의 최대현안인 노량진시장현대화사업의 본부장. 그만큼 수협중앙회 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그도 내부직원들로부터 질시 아닌 질시를 받는 경우가 있다. 중앙회에 근무하면 제주지역의 어업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생길 수 있는데, 그때마다 발벗고 나서 "제주지역 조합의 직원이냐"는 농담을 듣기도 한다. 그에게는 이런 농담이 간혹 신경쓰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수협중앙회에 근무하면서 고향의 어업인들이 아닌 다른 지역의 어업인들도 많이 접해보지만 우리 고향의 어업인들은 예전과 한결같이 정직한 것 같다. 법을 어기지도 않고 마치 어린적 본 어머니와 같이 묵묵히 일하는 제주지역의 어업인들을 돕지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중앙회에서 근무하며 접하는 어업의 발전정책 등을 남들보다 빨리 고향인 제주어업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적이 많다. 모슬포와 성판포, 한림 지역에 면세유 탱크 시설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고,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협조해 어획물에 대한 정부의 비축수매양 증대에도 힘썼다.

이렇게 그가 수협중앙회에서 인정을 받고 지역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남다른 그의 노력 때문. 서울대 해양정책최고위과정에서 공부를 하고 해양수산개발원 수산관측센터의 넙치수산관측중앙자문위원으로 5년간 활동하며, 또 수협의 경제사업에만 오랜기간 종사하면서 최근 어업동향과 정부시책 등에 항상 관심을 기울여 제주의 어업에 접목할 것을 찾는다. 뿐만아니라 제주출신 1회 수협중앙회 선배로서 중앙회내 제주출신들을 모아 수협동우회 회장을 맡아 후배들도 챙기고 있다.

한씨는 초등학교 1년 후배인 아내 송보아씨(54)의 권유로 시작한 국선도를 5년째 배우고 있다. 국선도에 관해 그는 "호흡을 비롯해 머릿속에 있는 것까지 다 내려놓을 때 비로소 다시 채울 수 있음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를 만날 때마다 받는 느낌은 욕심 없는 삶이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서울=김치훈 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85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