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우리의 뜨겁던 꿈 어디로 갔을까?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우리의 뜨겁던 꿈 어디로 갔을까?
황석영의 '강남몽' -일장춘몽 아닌 진정한 꿈 고민해야
  • 입력 : 2010. 09.14(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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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이 1995년 6월 강남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배경으로 강남 형성사를 썼다.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화류계 요정, 밀정과 군인, 개발업자들, 조직폭력배, 백화점 종업원의 욕망을 통해 자본주의와 개발독재시대의 일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자본주의적 삶을 살아가면서 몰락해가는 상류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현실세계가 어째서 변해야 하는가를 드러내 준다. 『강남몽』은 꿈 '몽(夢)'자가 암시하듯,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살이가 꿈과 같이 덧없다는 의미이다. 동시에 그 꿈과 욕망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단단한 물질성을 지니고 이어져왔는지 또한 절감하게 한다. 작가는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망에서 잉태된 욕망이 다른 욕망과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강남이 탄생했다고 귀납해간다.

부동산은 땅과 건물로 이루어지는데 아무리 비싸고 넓은 아파트도 대지 지분은 10평 남짓 되지 않는다. 건물은 3, 40년이 지나면 노후되어 결국은 새로 지어야 한다. 이렇게 감가상각되고 있는 재산이 계속해서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 것은 우리 모두가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80년대 말부터 호텔업을 하시는 사장님은 철저하게 부동산 신봉주의자이다. 살아오면서 모든 것이 다 속여도 땅은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아셨다. 그래서 자식에게도 땅을 하나 사주는 것으로 사전상속절차를 거치셨다. 2000년대 초반 대출을 3억5000만원이나 끼고 5억원에 산 땅이 한 달만에 10억원이 되었다. 젊은 30대의 자녀도 한 달 만에 두배가 된 땅을 보며 아버지의 주장에 신뢰를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매년 2500만원, 한 달이면 200만원이 넘는 이자가 나가고 있었고 자신의 월급을 전부 이자로 쏟아 부으면서도 5억원을 벌었다는 것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아직 팔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10억원의 땅을 가지고 있다는 기분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만약 이것을 판다면 얼마나 손에 건질까? 투기용 땅이라서 합산하면 차익의 약 70%인 3억5000만원이 세금이다. 그동안 이자비용으로 나간 것만 해도 1억5000만원 정도이다. 10억원 정도에 판다고 해도 차익 5억원에서 세금과 이자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그런데 서브프라임이 터지고 땅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매물로 내놓아도 잘 팔릴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부동산개발을 해야 하겠느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제주지역경제를 보면 생산성 있는 투자가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부동산 개발을 통한 가치상승에서 오는 몽자류 경제소설을 읽는 것 같다.

제주도에 사는 제주인들의 꿈은 어디에 있을까? 700만명의 관광객을 달성하고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꿈인가? 아마 제주인들이 앞으로도 편안하게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이 목적 아닐까? 이 책을 읽었다면 우리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지금 살고 있는 현실 자체가 한바탕 꿈인 것은 아닌가. 일장춘몽이 아닌 진정한 꿈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할 것이다. <회계사 : @seomcpa, sbs@e-jejut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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