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 우리 근현대사를 대하소설로 실어낸 조정래 소설가가 성장의 빛과 그늘을 그려낸 <허수아비춤>을 출간하였다.
저자는 허수아비춤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말한다. 정치에만 '민주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땅의 모든 기업들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투명경영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양심적으로 내고, 그리하여 소비자로서 줄기차게 기업들을 키워 온 우리 모두에게 그 혜택이 고루 퍼지고, 또한 튼튼한 복지사회가 구축되어 우리나라가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세금 내라는 것 다 내고는 사업 못해먹는다.' 수십 년에 걸쳐서 이런 말을 예사로 할 정도로 거의 모든 기업들은 투명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대기업들의 비자금 사건은 나날이 커지면서 사회적 불신이 자꾸만 깊어지고 있다. 왜 그런 행태들이 고쳐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그런 행위들이 바로잡힐 수 있을까. 그런 잘못들이 반복되는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제 우리는 그런 물음들 앞에 정면으로 서야 할 때가 되었고, 그 응답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이르렀다.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를 이루어내는 길이다.
60~70년대에 태어난 우리 형제들이 아들 1명에 딸 4명이었다. 가난한 우리 부모님은 아들에게 교육의 혜택을 모두 주었고 누나와 여동생들은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다행히 내가 먹고 살만해져서 동생들 대학교 등록금을 내주었고 누나를 제외한 동생들은 대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지금도 집에 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좀 더 내고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 당연해진다. 그만큼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간혹 드라마 스토리로 사용되는데 집에서 공부 잘한 아들이 출세해서 부자집 딸과 결혼을 한다. 부자집 딸은 가난한 집의 시댁을 무시하고 시댁을 도와주는 남편과 의견충돌이 생긴다. 여기에 남편도 결혼하더니 집은 나 몰라라 하고 자신만 잘 살려고 한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누구나 부부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이것은 우리 집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사의 발전과도 너무나 흡사하다. 60~70년대 자원과 인력이 부족했던 우리나라는 대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주었고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대기업은 먹고 살만 해졌다. 그런데 중소기업 좀 도와달라고 하니 대기업은 자신의 배를 불리기에 급급하다.
이 책을 읽었다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기까지 누구의 도움을 받아왔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나 자신만이 아닌 그들이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사소한 것이라도 한 가지씩 실천해보길 바란다. <공인회계사 : @seomcpa, sbs@e-jejut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