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교육명품도시 서귀포](1)프롤로그

[신년기획/교육명품도시 서귀포](1)프롤로그
서귀포를 떠나는 사람들… "교육이 희망이다"
  • 입력 : 2011. 01.01(토)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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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자락 아래 펼쳐진 서귀포시 도심 전경. 서귀포시는 지난 연말부터 명품교육도시 서귀포를 슬로건으로 교육을 통한 지역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한해 1000명씩 인구 감소 열악한 교육환경 주된 원인 분석
'명품 교육도시'슬로건 아래 지역 강점과 기회 살리기 시동

"교육은 우리 서귀포시 지역에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인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 처방이 교육 문제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서귀포시교육발전포럼 토론회에 참석한 고창후 서귀포시장은 그렇게 말했다. 그보다 앞선 7월의 취임사에서 '명품 문화·교육도시'조성을 언급했던 고 시장은 서귀포지역 인구 감소 해결책이 교육에 있다고 믿는다.

▶"연간 600~700여명 인구 유출"

2000년 서귀포시(옛 남제주군 포함) 인구는 16만3800명을 웃돌았다. 2009년엔 15만3700여명으로 줄었다. 최근 10년간 서귀포시 인구는 총 1만44명이 감소했다. 서귀포시의 인구가 매년 1000여명씩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서귀포시는 인구 감소의 주된 원인을 교육에서 찾는다. 의료·문화 등 생활편익시설이 열악한 정주 여건, 1차 산업 위주의 산업 구조로 인한 일자리 부족과 더불어 힘겨운 교육 여건이 인구 유출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서귀포시는 조기교육 활성화로 유치원·초등학교때부터 시작해 중·고교 진학, 대학 입학까지 여러 교육 환경을 고려해 서귀포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도별 학생수 추이는 이를 방증한다. 2004년 2만3628명이었던 초·중·고 학생수는 2009년 2만2649명으로 나타났다. 2010학년도만 해도 서귀포시에서 제주시 평준화지역 일반고와 특목고로 진학한 학생이 228명으로 조사됐다. 서귀포시는 학부모의 동반 이사를 감안하면 연간 600~700여명의 인구가 유출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맹모삼천지교'처럼 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좇느라 생겨나는 인구 이동은 결국 학생, 교사, 학부모의 사기 저하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서귀포시가 자체 분석한 지역 교육환경의 문제점은 이렇다. 우선 교육이나 문화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급속한 인구 유출로 분교와 폐교가 속출하는 현상도 우려된다. 청·장년층이 엷고 취학 아동들이 적은 탓에 마을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우수교원 확보에도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서귀포시 교육 여건에 약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데다 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열의, 지역에 거주하는 우수한 인적 자원 등은 강점으로 꼽힌다. 정보화 시대인 만큼 입지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인재 양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점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영어교육도시에 문을 여는 국제학교중 한 곳인 NLCS제주 착공식이 열렸다. 서귀포시에 자리잡는 국제학교는 교육도시의 방향 설정에 고민 거리를 던져줄 듯 하다.

▶단체장 바뀔때마다 교육 발전 일성

서귀포시는 지난 연말 '명품교육도시'라는 이름을 내걸고 '서귀포시 교육발전기금'조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금 조성을 위한 '서귀포시교육발전추진위원회'를 꾸리고 2011년 20억원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50억, 2013년 이후 100억 조성을 목표로 모금 운동을 펼친다.

올 한해는 제주도에서 지원받은 10억원을 이용해 소수정예 심화학습 특화반, 우수학생 독서·논술과 토론, 자기주도적 학습관리 강좌를 운영한다. 앞으로 기금을 활용해 '명품교육도시'의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인재육성 장학금 지원, 기숙사비 지원, 교육시설 확충, 예체능 특기생 지원, 전문·특성화 대학이나 예술대학 설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을 통해 지역을 바꾸겠다는 계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서귀포시를 이끌었던 자치단체장들은 종종 '산남-산북의 교육 격차 해소'를 목표로 세웠다. 일각에서는 서귀포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명품교육도시'가 기존의 교육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교 시설 확충, 소수 정예 학습 등을 통해 학생들을 붙잡으려는 방안도 좋지만 지금의 교육정책에 대한 냉정한 점검을 통해 새로운 학교 운영의 모델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기금 100억 조성넘어 실질적 추진력을

'명품교육도시'조성과는 별개로 오는 9월이면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국제학교가 잇달아 문을 연다. 제주도교육청이 설립하고 (주)YBM시사에 위탁 운영하는 한국국제학교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자회사인 (주)해울이 설립 운영하는 NLCS제주 등 두 곳이다. 값비싼 학비를 지불하고 내국인들이 제주에서 '조기 유학'하는 영어도시 국제학교를 두고 '섬 속의 섬'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서귀포시의 '명품교육도시'가 어느 곳을 향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 교육발전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는 서귀포시교육발전포럼에는 행정, 교육지원청, 교사, 학부모, 시민단체, 학원연합회 관계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명품교육도시'가 실질적인 추진력을 갖기 위해서는 제주도교육청 등의 참여도 끌어내야 할 것이다.

보수화되고 경직된 교육이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명품교육도시 서귀포'의 행보가 교육발전 기금 100억 조성을 넘어 견고한 교육시스템에 작은 변화를 몰고 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신년기획 '교육도시 서귀포-비전과 전략'을 통해 그같은 변화의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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