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은희경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은희경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
우리 모두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우리는 험한 세상의 소년같은 존재
  • 입력 : 2011. 02.08(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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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로해줘'의 주인공은 이혼한 엄마와 단둘이 사는 평범한 열일곱 살 고등학생 연우다. 새로운 우정, 소녀 채영과의 만남과 첫사랑, 외부세계와의 갈등, 원치 않는 작별, 그리고 재회까지.

작가는 말한다.

'나는 그들이 고독하지만 유쾌하고, 불안하긴 해도 얼마간 냉정했으면 합니다. 이 세계의 개인으로서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 하나를 보태고 싶습니다. 삶이란 오직,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것이 생겨나고 변형되고 식고 다시 덥혀지며 엄청나게 큰 것이 아니듯이 위로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 잠깐씩 짧은 위로와 조우하며 생을 스쳐 지나가자고 말입니다.'

아내의 언니는 수년 전에 이혼을 하였다. 가족들이 반대를 너무 강렬하게 하자 처형은 가족들도 모르게 이혼을 하고 나서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처형은 2명의 딸을 모두 포기하고 혼자살기에 나섰다.

가정 주부의 생활만 하다가 내동댕이 쳐진 현실은 처형에게 모질게 다가왔다. 그리고 얼마 전 중학생이 된 딸을 데리고 처형이 우리 집에 왔다. 이제 법적으로 남이 되어버린 딸이 엄마를 찾아 온 것은 전남편 측에는 좋은 일은 아니었다. 처형의 딸은 새엄마에 대한 불만과 원망을 한가득 안고 와서 처형과 이모인 아내에게 내놓았다. 조카는 공부만을 강요하는 새엄마의 그들이 너무 싫었던지 아빠에게 간단한 쪽지 하나를 쓰고 집을 나온 것이었다. 다행히 낳아준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쉽게 결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도 조카의 말을 들으면서 어떻게 새엄마가 그럴 수가 있느냐며 언니와 함께 흥분해 있었다. 그러나 곁눈질로 내가 들은 내용은 평범한 엄마의 행동이었다.

수많은 엄마들이 자녀에게 하는 행동을 새엄마도 하고 있었지만 새엄마라는 이름이 붙어서 딸에게 오는 순간 모든 것은 달라져 있었다. 엄마가 매를 드는 것은 아이를 위한 것이었지만 새엄마가 매를 드는 것은 자기 딸이 아니라서 마구 대한다는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처형은 아내를 불러내었다. 전 남편으로부터 딸을 받으러 간다는 것이었다. 아마 며칠 전에 있었던 조카의 상황을 전 남편과 이야기했는 모양이다. 그래서 아내를 불러내어 함께 다녀왔다. 그러나 처형은 딸을 데려오지 못했다. 전 남편 측과 이야기가 잘 안된 모양이었다. 조카가 안 되어 보였고 누구보다 슬퍼하는 것은 처형이었다. 그러나 수년 전에 처형이 이혼하면서부터 그것은 예기된 것이었다. 누구에게 원망을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엄마 아빠가 만들어 놓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랑과 아픔은 모두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아내의 언니가 남편과 헤어진 것도, 새 엄마가 조카와 미움이 싹트게 된 것도, 그것을 안타까워 하는 엄마의 사랑도. 그러나 결국 이것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넘겨줄 수 없는 본인의 몫이다. 제주가 전국에서 이혼율이 1위라고 한다. 그렇다면 제주가 가장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이 필요한 곳이 아닐까? 위로라는 이름으로.

<공인회계사 : @seomcpa, sbs@e-jejut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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