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동아리](26)스카우트제주연맹'지화자’

[2010동아리](26)스카우트제주연맹'지화자’
더덩실 춤사위에 자신감 쑥쑥
  • 입력 : 2011. 03.19(토)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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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카우트제주연맹 방과후아카데미 탈춤 동아리인 '지화자'에서 활동하는 초등학생들이 연습을 잠시 멈추고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이승철기자

초등 4~6학년 40여명 참여
2007년부터 봉산탈춤 배워
풍물·민요 더한 공연 준비

"낙양동천 이화정! 얼쑤! " 귀익은 소리와 함께 '덩딱 덩딱' 장구 장단이 흘러나왔다. 손때 묻은 사자탈을 뒤집어 쓴 아이들이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신명을 지폈다. 익살스러운 각양각색 탈을 쓴 아이들은 덩실덩실 춤을 췄다. 키높이쯤 되는 한삼을 힘차게 흩뿌리면서.

지난 16일 저녁 제주시 삼도1동에 있는 한국스카우트제주연맹 강당.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푸른 교실'을 찾은 초등생들이 탈춤 연습에 한창이었다. 2007년 결성된 '지화자'동아리 아이들이다.

'지화자'는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4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은 6학년생이 참여하는 연습이 진행됐다. 강사인 김광빈씨의 지도 아래 동아리 강습 시간의 절반은 탈춤을 익히고, 절반은 풍물을 배웠다.

"탈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아요. 처음 탈춤을 배우고 있는데, 춤을 추는 게 너무 신나요."

2년째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지희 학생(제주중앙초 6)의 말이다. 같은 학교 한혜진 학생(6학년)은 그에 더해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김승현 학생(제주서초 6)은 "탈춤을 배우는 게 어렵지만 그래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탈춤하면 떠오르는 게 봉산탈춤이다. 동작이 크고 춤사위가 활발한 봉산탈춤은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중 하나로 꼽힌다. '지화자'는 봉산탈춤의 기본 춤사위를 중심으로 초등생들이 전통문화의 멋스러움을 만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낯선 탈춤을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받아들이는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들은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듯 배움을 이어왔다.

지난 한햇동안 '지화자'는 크고 작은 무대에 올랐다. 왕벚꽃축제 청소년 페스티벌, 장애학생야영대회 개회식, 청소년의 달 행사 개막식, 가족제자사랑걷기 대회, 청소년 문화존 개막식, 가족야영대회 등에서 탈춤 공연을 선보였다.

스카우트제주연맹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의 스케줄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현준씨는 "처음 만났을 때 조금 위축되어 보였던 아이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감이 늘어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동아리 활동 초반엔 탈 속에 숨어있기를 원했던 아이들이 많았다. 얼굴을 드러낸 채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일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수줍음이 컸던 아이들은 어느새 변했다. 탈을 쓰면 얼굴이 갑갑해진다고 말한다. 탈춤이 그렇게 바꿔놓았다. 실제 초등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봉산탈춤 교육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우는 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가 있다.

'지화자'는 앞으로 양로원을 찾아가는 공연을 한층 활발하게 벌일 예정이다. 방과후아카데미를 통해 쌓여가는 재능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기 위해서다. 탈춤 공연에 어우러지는 풍물 장단 교육도 늘리기로 했다. 강습 내용에는 민요도 들어있다. 탈춤, 풍물, 민요 등 세 가지 분야에 연극적 요소를 덧붙여 좀 더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드는 게 올해 이들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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