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가 창의력의 힘
▲2009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제주형 자율학교로 지정된 납읍초등학교(교장 김태선) 3학년 어린이들이 최근 신문을 활용한 우리학교 자랑 홍보포스터 만들기 활동지를 꾸민 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한라일보DB
한라일보사 '작지만 큰 실험' 시작'불모지'에서 'NIE 선진지'로 변신
한라일보가 2009년 창간 20주년을 맞아 시행하고 있는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사업이 이른바 '뜨고' 있다. 전국의 지역신문들이 한라일보의 '즐거운 실험'에 주목하고 있다. 한라일보는 자본과 인적자원이 집약된 '중앙 종합일간지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신문활용학습(NIE)가 지역신문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길이라는 인식을 먼저 하고 앞장서면서 'NIE 불모지'였던 제주를 최근에는 'NIE 발전지역'으로 바꿔놓고 있다. 특히 올해들어 초·중·고 현장에도 NIE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지역신문이 다양한 분야에 풍성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한라일보가 수년간의 연구작업을 통해 입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신문 활용 NIE 도입방법부터 NIE 전문가 운영, 진행방법, 교육성과, 전망 등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라일보의 '작지만 큰 실험 과정'을 정리한다.
▶2009년 지역신문활용 교육 첫 발=창간 20주년을 맞은 한라일보는 지역신문이 정보전달을 넘어 다양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교육사업을 고민하고 제주NIE학회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기획을 시작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지역신문을 활용한 NIE'발전방향에 대한 토론을 통해 학회 회원 전원을 한라일보NIE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이에 앞서 담당기자는 NIE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고 기자도 전문가로서 집필방향과 수업진행방향, 수업지도안, 실제 수업 결과물을 함께 주1회 게재했다. 1년동안 자문위원과 담당기자는 지상강좌 내용을 구성하고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지면강좌를 통해 다양한 NIE 사례를 소개했다.
NIE사업 효과는 당장의 수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때문에 현재 NIE 지면을 제작하는 신문사들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고 있던 NIE 지면마저 교육면으로 흡수되기 쉽다. 교육면으로 흡수된 NIE면은 입시정보 면으로 변질되기 쉽다. 하지만 한라일보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라는 든든한 동반자를 만나면서 NIE의 독립성을 담보하게 된 셈이다.
▲JDC가 주최하고 한라일보사·제주NIE학회 주관으로 2010년 12월 열린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전시회' 개막식 현장.
▶공모전·전시회로 효과 극대화한 2010년=제주국제자유도시(JDC)가 주최하고 한라일보사·제주NIE학회가 함께 주관해 주1회 NIE 지면강좌를 운영했다. 이번 사업은 도내 어린이들이 신문을 통해 창의력과 논리력, 문제해결력을 갖춘 미래인재로 키우기 위해 이뤄졌다. 소외된 어린이들이 신문활용교육에 대한 접근을 높이기 위해 JDC와 함께 이호아동센터와 행복나눔아동센터 2곳을 찾아 정기적으로 봉사활동도 전개했다. NIE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는 신문을 활용한 '창의적 논술'에 심층적으로 접근했다. 제주에서 처음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공모전'이 열렸다. 공모전은 NIE 활용을 다양화하고 지역신문의 교육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에서 처음 학교단위 NIE축제가 열린 남광초 NIE 축제현장에 한라일보 NIE팀은 신문활용 책만들기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전시회'가 1월과 12월 두차례 열렸다. 특히 지역신문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NIE전문가들이 공동으로 NIE 활성화에 함께 기여한 사례로 꼽혀 신문업계 관심을 받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공모 '2010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역신문 콘테스트 지원사업'에 선정돼 '찾아가는 소외계층·소외지역 NIE 교실'도 이뤄졌다. 서귀포시장애인복지관과 서귀포시 대륜동주민센터에서 NIE 교실이 성황리에 운영됐다. 온라인을 통해 NIE를 알리기 위한 한라NIE카페(
http://cafe.daum.net/halla-nie)도 개설됐다.
▶학교현장으로 전파돼 급물살탄 2011년=올해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연재는 실제 학부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꾸며지고 있다. 아이들은 쉽게 접근하고 학부모들은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엄선된 NIE 자문위원들과 본보 이현숙 NIE 전문기자가 돌아가면서 한라일보에 게재된 기사·사진·광고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활동지를 단계별로 생각을 춤추게 하고 활동지 내용을 월 2회 지면에 게재하고 있다. 올해에도 공모전(9월) 전시회, 축제(10월)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 제주형 자율학교인 납읍초등학교에서는 정규수업을 통해 주1회 전교생이 NIE와 만나고 있다. JDC의 후원으로 월평 빛과소금 아동센터 NIE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2010년 남광초등학교 NIE축제에서 운영된 한라일보 NIE 체험부스를 찾은 어린이들.
▶전국 초·중·고 교실에 NIE 확산 기대=올해에는 NIE(신문활용교육)가 전국의 일선 초·중·고교 교실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국에 NIE 거점학교 100곳을 선정했다. 거점학교는 10개의 연구학교와 90개의 선도학교이다. NIE 거점학교는 TV와 인터넷 등 전자매체 의존도가 높은 청소년들이 읽기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교육현장의 전문성 있는 NIE 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이들 거점학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개발한 '창의적 체험활동용 NIE 중등교과서', '신문읽기와 창의적 글쓰기'를 교재로 사용하게 된다. 또 NIE를 정규 교과과정으로 편성하여 학생들의 읽기·쓰기 능력과 창의력·종합사고력을 높이는 수업활동을 하게 된다. 재단측은 거점학교의 NIE 수업 사례를 정밀히 분석해 NIE 지원방식을 개선해 나간다. 이번 NIE 거점학교 선정에는 400여개 학교가 지원, 평균 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재단은 일선학교들이 NIE에 점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지원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쉽게도 제주지역에서는 1곳도 선정되지 못했지만 제주시교육청이 역점적으로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NIE 활성화 연찬회(4월 22일)'를 개최하고 일선 학교가 NIE수업을 확대시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찾아가는 NIE교실 일환으로 열린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청소년 NIE교실 참가자들.
▶향후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전국 지역신문들은 제주의 NIE의 의미있는 변화와 한라일보의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NIE가 지역신문의 새로운 활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일보는 지난 2009년부터 NIE기획면을 고정배치하는 등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제 NIE는 새로운 독자개발 차원이 아니라 신문의 생존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과제가 적지않은 것도 현실이다. 교사들은 '난해하지 않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사'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사' '편파적·정파적이지 않은 기사' '중립적이고 균형잡힌 기사' '정확하고 심층적인 기사'를 신문에 주문하고 있다.
NIE 수업 효과에 대한 교사들의 응답은 호의적이다. 90%이상 교사들이 NIE 수업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읽기 및 쓰기 능력 향상' '사회문제에 대한 이해도 제고' '올바른 미디어 이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교사들이 느끼는 NIE 수업 진행의 어려움으로는 '적절한 교과 프로그램 부족' '신문구입 부담' '활용경험 부족'이 높게 나타났다.
향후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NIE전담교사제 실시 및 양성프로그램 운영, 지속적인 교육활용 가능 기사 생성, 지역신문 접촉빈도를 높이기위한 지역신문 학교내 구독 지원시스템 구축지원 등 행·재정적 지원도 절실하다. hslee@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