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떵살암수과]보림농장 양순희 씨

[어떵살암수과]보림농장 양순희 씨
"장뇌삼 키우기 하루 해가 짧죠"
  • 입력 : 2011. 04.23(토)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십여년 넘게 장뇌산삼 키우기에 매진해 온 양순희 씨가 정성으로 키운 장뇌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양어장 운영하던 중 버섯·산삼과 인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대량 재배 성공
지난해부터 7년근이상 본격 판매 시작

"한라산은 '할망산'이고 '어머니산'이니 음의 기운을 갖고 있죠. 흔히 삼(蔘)은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열이 많은 사람은 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한라산 어머니 품속에서 자란 장뇌산삼은 양과 음의 기운이 조화를 이뤄 품질이 우수하고 효능도 뛰어나 남녀노소 누구나 먹어도 좋아요."

10여년동안 한라산 중턱 해발 700미터 고지에 출근해 '숲에서 보물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여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 21일 서귀포시 색달동 소재 숲으로 찾아갔다. 돌오름, 삼형제오름, 한대오름으로 이어지는 숲길과 계곡을 건너니 주인공 양순희씨(51)가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그가 숲에서 키우는 보물은 장뇌산삼과 버섯으로 그의 농장 이름은 '보림(寶林·www.iborim.co.kr)'이다. '장뇌산삼'은 야생 산삼의 씨를 채취해 깊은 산 속에 씨를 뿌려 야생상태로 재배한 것을 말한다.

양씨가 삼(蔘)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넙치양식장을 운영하던중 항암성분이 있는 버섯을 먹이면 좋다는 조언에 따라 버섯을 활용했지만 값이 만만치 않자 직접 키우려고 재배지를 물색하다가 거의 버려진 현 위치를 찾아냈다. 그는 결국 이곳에 버섯 뿐 아니라 1998년 제주도 수목원으로부터 기술을 지도받아 장뇌삼 시험재배에 착수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한라산 국유림의 허가를 받아 장뇌산삼 대량재배에 성공하게 됐다. 이후 4년전에는 아예 양식장 문을 닫고 장뇌산삼과의 '불같은'사랑에 빠져들게 됐다. 해가 뜨면 이곳을 찾아 버섯과 장뇌산삼을 보살폈다.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길러낸 보물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6년이상이 되어야 효능이 있는만큼 양씨는 철저하게 7년근부터 판매하고 있다. 오랜시간 매일 사랑과 투자를 쏟아부으면서 10년여를 버텨낸 결실은 정성껏 포장돼 전국으로 보내진다. 끝도 보이지 않았던 투자에 처음에는 반대했던 남편도 이젠 숲속 보물로 인해 건강도 되찾고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폐가도 조금 고쳐 황토방으로 탄생시켰다. 이곳은 숲 나그네 누구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그는 누군가 쉬어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 아랫목을 뜨끈하게 데워 놓는다. 기자가 찾아간 날에도 아랫목은 서귀포시에 사는 한 지인이 차지하고 있었다.

양씨를 따라 나서니 '삼밭'에는 눈비를 이불삼아 꿋꿋하게 버텨낸 싹이 콩나물 머리 만큼씩 나와 있었다. 캐어보니 중지손가락 보다 작은 뿌리였지만 그는 '8년근은 족히 넘는 것'이라며 "장뇌산삼의 모양은 자연산삼과 다르지 않고 효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제대로 먹는 방법'을 묻자 그는 "아침저녁 공복에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며 "생수로 흙만 살짝 씻어 한 입에 넣고 입안에서 오래 천천히 씹을수록 효과를 더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끝이 아니다. 먹기 2~3일 전후는 술을 금하고 매운 것, 짠 것, 무, 녹두, 미역, 다시마, 육류, 기름진음식, 커피, 청량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고 쇠붙이 용기는 사용하지 말고 복용전후 하루 정도는 죽이나 가벼운 식사로 하는 것이 좋단다. 재배가 힘든만큼 먹기도 참 힘들다.

그가 끓여내준 장뇌산삼 차는 쓴 맛보다 단 맛이 강했다. 한라산의 정기가 입안을 거쳐 오장육부를 채우는 느낌이다.

양씨는 "한라산은 부엽토가 많은데다 화산회토여서 배수가 잘돼 육지부에 비해 뿌리의 생육이 좋고 사포닌 성분도 많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한라산에서 자란 장뇌산삼은 모양이나 약효 모든 면에서 자연산 산삼과 별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이         름 이   메   일
869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