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김상오 제주시장에 쏠린 눈

[편집국 25시]김상오 제주시장에 쏠린 눈
  • 입력 : 2011. 12.30(금) 00:00
  • 문미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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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0일)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이 취임한다.

사흘 전 우근민 도지사가 두 행정시장을 발표하자 서귀포시장의 경우 선거공신에 대한 보은인사로 '역시나'란 반응이었다. 하지만 오늘 농협제주지역본부장에서 퇴임과 동시에 제주시장으로 취임하는 김상오 시장의 경우 공직사회 안팎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물'로 줄곧 화젯거리다. 제주시장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어느 누구도 응모하지 않고 김 시장만 단독으로 나선데다 응모사실을 완벽하게 비밀에 부치면서 인사권자인 우 지사와 김 시장의 사전 교감설도 나돌았다.

우 도정은 왜 제주시장으로 '김상오 카드'를 택했을까? 그 속내를 알 길이 없으니 서부지역 배려차원이니, 차기 지사선거를 겨냥해 서부지역과 1차산업 종사자의 표심잡기용이니 해석이 분분할만도 하다. 김 시장의 고향은 애월이다. 인구가 2만8000여명으로 읍면 중 가장 많은 애월읍은 선거때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곳이자 동부지역이 고향인 우 지사에겐 취약지역이다.

농업계는 일단 김 시장의 발탁을 반기는 분위기다. 35년을 농협에 몸담으며 제주지역본부장까지 지낸 '농업 전문가'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으로 앞날이 가시밭길인 농촌 사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리란 기대감에서다.

헌데 43만 제주시민의 수장인 김 시장에게 거는 기대는 '농업경제 전문가' 그 이상이다. 침체에 빠진 제주시 원도심과 재래시장 활성화, 도심 주차난 해소, 생활쓰레기의 원활한 처리, 복지사각지대 보듬기 등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먼저 파악해 시원하게 긁어줄 생활밀착형 행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행정경험이 없는 인사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행정관료 출신과는 다른 차별화된 시정에 대한 기대 등 만만찮은 부담이 지워졌다. 김 시장도 이를 잘 간파하고 있으리라 본다.

김 시장은 2년 전 농협본부장으로 취임할 적에 '농업·유통현장을 중심으로 한 소통의 농정'을 강조했었다. 그리고 농촌을 향한 진한 애정과 투철한 협동조합정신 등에서 나름의 평가를 받은 걸로 안다. 제주시민들에게도 결코 '선거용'이 아닌 '시민의 시장'으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문미숙 경제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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