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분석]동남아 관광시장의 그림자

[이슈 & 분석]동남아 관광시장의 그림자
타지방 업체 모객전쟁 부실여행 우려
  • 입력 : 2012. 01.29(일) 2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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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센티브로 제주를 찾은 동남아 관광객들이 제주공항 도착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대부분 수도권 경유 저가상품 이용 제주관광 나서
무료관광지 순회 다반사… 좋았던 제주평판 추락
체류형 직접모객만이 실익·이미지 동반상승 기대

지난해 제주 외래관광객은 1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호황세는 동남아지역의 약진이 힘이 됐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관광객들의 제주행은 일본과 대만 침체로 고민에 빠졌던 제주관광업계에 구세주로 등장했다. 올해 제주외래관광시장 화두는 '동남아시장이 대세'라고 관광업계는 입을 모은다. 제주관광공사는 올 한해 150만명의 외래관광객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40만명 가량을 동남아관광객으로 채운다는 전략이다.

▶동남아관광객 얼마나 늘었나=지난해 제주를 찾은 동남아 관광객은 약 15만명으로 전년보다 갑절가량 폭증했다. 싱가포르관광객이 5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5만3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1년새 동남아관광객의 폭증세는 동남아인에 대한 관광비자발급제도가 개선된데다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정기항공편이 확충되고 동남아국적 항공사도 노선개설에 가세하면서 접근성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해도 이같은 노선개설 열풍을 등에 업고 동남아시장은 활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 지자체마다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동남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남아관광객 제주평가 명암=동남아에서 제주인지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표면적으론 고급휴양지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관광선호도 또한 높다는게 동남아 현지 여행업계의 평가다. 문제는 부실한 방한상품. 동남아인들의 방한이 대부분 단체패키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국내 여행사들간 과당경쟁이 빚어지면서 부실여행 논란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남아 관광객 대부분 제주여행을 선호하지만 저가 상품을 통해서는 제주에서 만족스런 관광을 하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게 여행업계의 반응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6박8일 방한상품이 90만원 내외서 형성되고 있는데, 이 비용으로 서울과 제주에서 만족스러운 숙박과 코스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옵션코스와 쇼핑이 뒤따를 수 밖에 없음을 내비쳤다.

이같은 문제점은 현지 여행업계도 꼬집고 있다.

지난해 1만6000여명의 관광객을 제주로 보낸 인도네시아 3곳의 여행업체 관계자들은 자사를 방문한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들에게 제주관광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제주여행 상품에 포함된 관광지가 대부분 무료관광지거나 저가 관광지로 이뤄져 만족도가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국내여행업계의 과당경쟁이 부실제주관광이라는 폐해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해결방법은 없나=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는 동남아시장에 '제주는 부실관광지'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굳어질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단체패키지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서울 등을 거치는 경유형상품이 횡행할 경우 이같은 부정적 이미지는 개선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도내 여행업체들이 직접 모객하거나 개별관광객을 유도하고 특히 제주와 동남아를 연결하는 직항편이 확충된다면 적정한 가격대의 상품구성이 가능해져 부실논란을 잠재울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B여행사 관계자는 "제주외래관광이 향후 나아갈 방향은 개별관광객 유치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개별적으로 제주를 찾아도 제주여행에 걸림돌이 없도록 교통과 언어 등 기반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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