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투표구 장애인 편의 아직 멀었다

제주 투표구 장애인 편의 아직 멀었다
장애인인권포럼, 4·11 총선 투표구 편의시설 조사
모래운동장 가로지르고 급경사 등 이동·접근 장애
  • 입력 : 2012. 04.06(금) 14:48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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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을 앞두고 마련된 투표구 상당수가 장애인의 편의보다는 형식적으로 모양만 갖추는데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대표 고현수)은 오는 11일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장애인의 선거참여활성화를 위해 지난 3일 부터 5일까지 제주도내 99개소의 투표구 편의시설 조사를 실시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대상으로 삼은 투표구는 2010년 6·2 동시지방선거 조사과정에서 편의시설 미비 또는 잘못 설치된 98개소에 새로 추가된 1곳 등이다. 조사는 장애인 당사자가 투표소 접근이 용이한지를 중심으로 크게 주출입구 접근로, 주출입구 높이차 제거, 출입문 3가지의 편의시설 체크리스트를 갖고 장애인활동가들이 제주시, 서귀포시 투표소를 직접 방문해 조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006년 5·31 동시지방선거부터 시작해 교육감선거, 지방선거 등 지속적으로 장애인의 선거참여활성화를 위해 투표소 편의시설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모든 투표소가 1층에 마련됐으며, 지난 조사에서 문제가 됐던 투표소 중 몇몇 투표소에서 철제 경사로가 설치되는 등 개선이이뤄졌다. 또 3가지 편의시설 종류의 설치가 적절하게 돼 있는 경우가 조사대상 투표구의 33%인 33개소이고, 지난 6·2 전국동시지방선거 실태조사 결과와 대비해서는 전체적으로 13%가 상향돼ㅑ 70%의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도 전체 투표소의 30%가 편의시설 미비 또는 잘못 설치돼 있고, 그나마 설치된 편의시설 역시 사람 중심의 사용편의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형식적으로 그 모양만 갖추는데 급급한 인상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인구 밀집지역의 투표소인 동화초등학교의 경우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모래운동장을 가로 질러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투표지원 인력이 밀기에도 벅찰 정도로 급격하게 설치된 급경사는 장애인 당사자가 이동 및 접근하는데 장애가 돼 장애인 당사자의 자립생활과 참정권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모니터링 결과 대다수의 투표구가 공공시설 또는 공공이용시설에 마련되는데 여기에 설치된 편의시설은 천편일률적으로 장애를 부각시키거나 혹은 특별한 대우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전제돼 누구나 공평한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디자인과 인식의 결여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사용자가 편하고 안전하가로 만들어진 편의시설이 사용자로 부터 외면받고 사회참여와 참정권을 제한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면 문제"라며 "향후 장애를 부각시키고 사회참여를 저해하는 편의시설의 형식적 모니터링 보다는 당사자 중심의 공평한 디자인과 만족도를 기반으로 한 편의시설 확대 및 사회참여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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