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버팀목 40여년 동행

든든한 버팀목 40여년 동행
[인생의 벗과 함께, 추억과 함께]
  • 입력 : 2012. 04.23(월)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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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벗'인 윤대균· 강미경·강금희씨(왼쪽부터)가 어렸을적 놀이터이자 '소우주'와 다름없었던 서귀포시 자구리해안을 찾아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현숙기자

'벗'강금희· 강미경· 윤대균씨
초등 선후배로 아름다운 인연
재능 나누며 뜻깊은 전시 기획

○…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을 이르는 '친구'와 비슷한 순우리말. '비슷한 또래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이르는 '벗'이 있다. 서로 마주보며 미소지을 수 있는 사람, 삶이 험난하고 힘겹게 느껴질때 함께 짐을 들어주며 동행해줄 수 있는 사람이 '벗'이 아닐까. 그런 벗들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소개한다.…○

화가 이중섭이 피난시절에 살았던 서귀포시 솔동산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벗' 3명이 있다. 그 주인공은 강미경 한빛여성의쉼터원장(54), 강금희 화가(54), 윤대균 사진작가(53·서귀포시 공보과 사진담당). 초등학교 선후배였던 이들은 이중섭이 그랬던 것처럼 자구리 해안에서 물장구를 치고 게를 잡고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40년이 넘는 인연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최근 3명을 '추억의 장소' 자구리 해안에서 함께 만났다. 이들은 자구리와 소남머리가 놀이터이자 소우주였다. 어린 시절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은 지금도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여성의 쉼터를 운영하는 강 원장을 중심으로 화가인 친구는 그림을 통해 나누고, 사진작가 후배는 재능을 나눈다. 오는 29일까지 서귀포시 김정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빛여성의쉼터 개원 13주년 기념 강금희 사랑나눔 전시회'도 이렇게 탄생했다.

강 원장이 서귀포시 공무원으로 근무할 당시 윤씨는 '산소타임 친구'였다. "일이 잘 안풀리면 '산소타임'을 하자고 했죠. 그렇게 차를 마시면서 맑은 공기도 함께 마시는 사이였죠. 그 이후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스캔들이 나지 않는다는 것도 참 신기하죠?"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강씨는 강 원장을 늘 후원하는 '벗'이다. "금희는 초등학교시절부터 한결같이 밝은 모습으로 지켜주는 친구죠.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쉼터를 개원할 때부터 찾아와 무엇을 도와줄지 물었고 그림을 좋아하니 그림으로 도와달라고 했어요. 그렇게 시작됐죠." 이렇게 강금희 화가의 첫 개인전은 3년전 한빛쉼터 개원 10주년에 맞춰 열렸다. 여인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두 누님을 만나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미경이 누님은 여성들을 치유하면서 얻어진 세상의 지혜를 일깨워줍니다. 늘 따뜻하고 욕심없이 살아가는 금희 누님을 만나면 욕심을 비우게 됩니다." 윤씨의 말이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각자의 일을 충실하게 하고 뭉치면 또다른 시너지를 내면서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준게 고맙고 친구를 돕는 것이 곧 맘 다친 여성을 돕는 일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더 큰 행복이죠." 강씨의 말이다.

"대균이는 한마디로 '흑기사'죠. 뭔가를 부탁하면 언제든 한달음에 달려와 주는 동생입니다." 강 원장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이렇게 이들은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있다. 이들과의 만남이 끝나갈 즈음 자구리 해안에는 저녁놀이 내려앉았다. 저녁놀은 바다를 적셨고 벗들의 대화는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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