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의 장수음식을 찾아서](9)신선식재료 천국, 제주바다<br>-(3)굴비·멍게·문어

[제주인의 장수음식을 찾아서](9)신선식재료 천국, 제주바다<br>-(3)굴비·멍게·문어
섬 속의 섬 추자도에서 잡은 수산물 ‘국민 입맛’ 훔치다
  • 입력 : 2012. 06.12(화)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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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 추자도 주변 해상에서는 다양한 수산물이 생산되고, 생선 등이 잡힌다. 추자도 어부들이 잡은 조기로 만든 굴비는 최근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멍게·문어 등은 새로운 장수음식 식재료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김명선기자

추자도 요리 from Baramisl on Vimeo.



대한민국 1호 ‘굴비특구’… 15일 축제 개막
해산물속 각종 영양분 장수식품 손색 없어

자린고비 대표 음식 '굴비'

먹을거리가 귀하던 시절, 귀한 음식이 있으면 그것을 한번에 먹는 것이 아까워 두고두고 아껴 먹었다.

조기를 천일염에 저린 후 말리는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굴비도 그런 음식 중에 하나였다.

오죽했으면 음식을 아끼자는 TV광고의 소재로 굴비가 이용되기도 했었다. '밥 한술 입에 떠 넣고 천정에 매달려 있는 굴비 한번 보고…'하는 장면이 흐른 뒤 '자린고비'라는 대사가

나오는 광고를 30대 이상이면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임금에게 진상됐을 정도로 귀한 굴비를 전남 영광이 아닌 섬속의 섬 추자도에서도 생산하면서 대중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다.

난류성 회유어종인 조기는 제주도 근해에서 겨울울 난 후 전남 흑산도 등 주변해상에서 산란을 마치고, 서해 연평도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제주로 돌아오는 1000km가 넘는 여행을 한

다.

▲추자도와 전남 영광식 굴비구이가 한상에 올려진 굴비정식 /사진=김명선기자

몇년전까지만해도 추자도의 어부들은 제주·흑산도 근해에서 서해로 올라가는 조기를 잡는데 그쳤다. 그러던 것이 굴비를 생산해 보자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겼고,

지난 2009년에는 대한민국 1호 굴비특구로 지정되기까지 이르렀다.

현재 추자도에서 생산되는 굴비는 '추자도 참굴비'라는 상표를 달고 출하되고 있다.

굴비에는 단백질, 칼슘, 철분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의 성장발육을에 도움을 준다. 또 굴비는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A, 비타민D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야맹증 예방과 피로회복에

좋다.

특히 조기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병을 치료한 후 원기를 회복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추자도를 방문하면 다양한 굴비·조기 요리를 즐길 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굴비구이

가 올라오는 굴비정식은 굴비젓갈과 어울려 '밥도둑'으로 소문이 났을 정도이다.

오는 15일부터는 추자도에서 '제5회 참굴비축제'가 열리는데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시켜줄 다양한 굴비음식이 선보일 예정이다.

양식 성공한 멍게, 향과 육질 최고

최근 추자도에서 멍게 양식이 성공했다.

멍게는 항균, 항암물질인 할로시아민(halocyamine)과 불포화 알코올인 신티올(cynthiol) 성분이 함유돼 달콤하면서 쌉쌀한 맛이 입안에 남기 때문에 식욕을 높여 준다. 특히 멍게에는

우리 몸에 필수 불가결한 미량 금속 원소인 바나듐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 주고 당뇨병을 개선해주는 효능이 있다. 이런 멍게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인

기 식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제철을 맞아 향기와 육질이 최고인 멍게

추자도 소재 해성영어조합법인의 김채완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멍게를 양식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수확하는 멍게는 주산지인 경남 통영의 것에 비해 향이 진하고 육

질이 좋다. '청출어람'인 셈이다.

현재 김 대표는 자신이 생산한 멍게의 맛을 선보이기 위해 예초항에 '예초리바닷가 만남'이라는 식당까지 개업했다.

이 식당에서는 매일 바닷가에서 올린 멍게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멍게를 식재료로 한 멍게비빔밥, 멍게젓갈, 멍게파전 등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제철을 맞은 멍게를 시원한 맛이 나는 배와 함께 고추장에 비벼내는 멍게비빔밥은 바다의 향기와 맛을 한 입에 느낄 수 있어 이 시기 최고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히고 있다.

문어에 함유된 타우린 만병통치약

추자도에 멍게 외에 제철을 맞은 보양식재료가 또 있는데 타우린 성분이 많이 함유된 문어이다.

문어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성분 타우린은 시력회복과 빈혈방지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계의 담석을 녹이는 작용을 한다. 예부터 혈압이 높거나 심장병 등 순

환기계 질병에 걸리면 문어를 푹 고아 먹었다는 민간요법도 전해질 정도로 타우린의 효능은 탁월하다.

일본에서는 1940년대에 낙지를 삶은 국물에서 타우린을 추출, 심장 및 결핵치료약을 개발할 정도로 타우린 성분의 우수성은 입증됐다.

현재 추자도에서는 4~5척의 문어잡이 배가 있는데 하루 100kg에서 많게는 200kg 이상을 잡는다. 문어잡이 배에서 어획한 물량은 한 업체가 전량 수매해 삶아낸 뒤 진공포장과정을

거쳐 전국의 백화점에 납품되고 있다.

▲문어를 식재료로 이용,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박순영 예초리장.

박순영(43·여) 예초리장의 집에서는 문어를 식재료로 하는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추자도 소재 식당에서 주로 판매되는 삶은 문어 외에 문어국, 문어죽, 문어볶음,

문어회, 문어회무침, 문어탕탕이 등 요리하는 모습과 소리만 들어도 오감을 자극된다. 박 이장이 이렇게 다양한 문어 요리를 할 수 있는데는 그의 남편 김기범(47)씨가 문어잡이 배의

선장이기 때문이다.

박 이장은 "추자도 주민들은 다양한 문어요리를 집에서 해먹고 있지만, 식당에서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다양하지 않다"면서 "앞으로는 문어가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을 것 같은데,

문어요리는 맛은 물론 시각적인 효과도 커 나이와 성별을 떠나 제주를 대표하는 장수음식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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