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49)서귀포시 '전원일기'

[당찬 맛집을 찾아서](49)서귀포시 '전원일기'
봄, 몸과 마음을 깨우는 쌈밥 드실래요?
  • 입력 : 2013. 04.19(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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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인 흑돼지 돔베고기. 이현숙기자

푸짐한 쌈채소가 입을 깨우고
흑돼지 돔베고기에 힘이 불끈

건강은 좋은 음식을 먹고 힘을 얻을 때 찾을 수 있다. 제주사람들이 함께 힘을 내야 할 때 먹었던 것은 '돼지고기'가 아닐까. 여기에 봄나물과 봄채소는 자연이 때를 맞춰 베푸는 명약이다. 쌈채소들은 각자의 향취가 있어 미각은 물론 후각까지 자극한다. 따뜻한 햇살에 한없이 나른해지는 봄. 이럴 때 몸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다면 향긋한 쌈채소에 삶은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쌈 요리가 제격이다.

서귀포시 천지동에 가면 '평범한 듯 특별한' 쌈밥식당 '전원일기'가 있다. 풍성한 쌈채소에 밑반찬이 나오는 것은 '평범'하지만 쌈밥정식에 제육볶음이 아니라 '제주산 흑돼지 수육 돔베고기'가 나오는 것은 '특별'하다.

사실 '돔베고기'는 제주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음식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잔치 등 큰일을 할 때 소 양지머리나 사태를 삶아서 국물은 따로 쓰고, 고기덩어리는 편육으로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제주에서는 주로 돼지고기를 삶아서 먹었는데 타지역의 편육처럼 누르지 않고 그냥 삶아서 썰어먹었다. '돔베'는 나무도마를 일컫는 제주어로 돼지고기 수육을 도마에서 썰어서 그대로 먹었다고 해서 '돔베고기'라고 했다.

이 식당에서는 돔베고기를 찍어먹을 수 있는 된장, 뚝배기에 담겨나오는 특제 강된장, 새우젓·멸치젓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8년째 '흑돼지 돔베고기'를 고집하는 이곳의 주인장은 조경훈(55)·정유미(49)씨 부부. 호텔에서 함께 일하다가 식당을 연 부부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제주산 흑돼지와 늘 신선한 쌈채소.

이 곳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각종 쌈과 반찬이 푸짐하다는 점이다. 밑반찬이 모두 정갈하고 맛깔스럽지만 가장 인기있는 것은 갖은 양념을 갈아서 만들어 뚝배기에 뜨겁게 나오는 특제 강된장이다. 쌈채소를 찍어먹기도 하고 밥에 얹어 비벼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육수로 우려낸 국물에 삶아내 먹기좋게 썰어 내놓은 흑돼지 수육은 촉촉한 맛이 일품이다. 돔베고기에는 특별한 정성과 사랑이 담겨 있다.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면서 쫄깃하다. 쌈채소에 멸치젓을 찍은 돔베고기를 한점 얹고 강된장과 마늘을 올려 먹는 돔베고기는 그야말로 탄성이 나오는 맛이다.

여기에 잘익은 무맛이 시원한 고등어조림까지 나오고 된장국은 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난다. 밑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 더덕무침, 잎마늘장아찌, 양배추, 고등어조림, 무채, 계란찜도 정성스럽다.

그야말로 건강을 추구하는 웰빙푸드로 손색이 없는 메뉴. 비타민, 미네랄, 효소 등 영양분이 살아있는 푸릇푸릇한 쌈채소의 생명에너지를 한껏 충전 받다보면 나른한 몸과 마음이 깨어나는 기분이다. 이 곳의 풍성함과 맛은 입소문을 통해 관광객들에게도 알려지면서 점심·저녁식사 시간에는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 제주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은 흑돼지 돔베고기를 저렴한 정식메뉴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풍성한 상차림에 집에서 먹는 밥을 먹고 싶은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

아내 정씨는 "도시락전문점, 제과점 등을 운영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웰빙'바람이 불었고 손님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자고 남편과 의기투합해 식당을 열었는데 그것이 통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돔베고기 2만5000원, 오겹살 1인분 1만4000원, 전원일기 쌈밥 1인분 7000원. 문의 762-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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