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52)서귀포시 '명가오리'

[당찬 맛집을 찾아서](52)서귀포시 '명가오리'
"서태후의 미용식 '오리고기' 참맛에 풍덩"
  • 입력 : 2013. 06.14(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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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고기는 몸속에 쌓인 독을 해독하거나 중화하면서 원기를 북돋워주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서귀포시에 소재한 명가식당은 '골라먹는 4색 오리고기'를 표방한 오리 전문점이다. 이현숙기자

훈제·생·허브·고추장 등 4가지맛 골라먹는 재미
여름철 후식으로 나오는 시원한 메밀국수 '최고'

몸속에 쌓인 독을 해독하거나 중화하면서 원기를 북돋워 주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오리고기는 중국 최고의 미식가인 서태후가 미용식으로 즐겼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또 알칼리성 식품으로 비만·고혈압 예방과 치료에 탁월하고 빈혈을 없애고 병에 대한 저항력과 면역력을 길러주는 식품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소고기는 먹지 말고 돼지고기는 있으면 먹고, 오리고기는 남이 먹고 있는 것이라도 빼앗아 먹어라'고 했을 정도로 오리고기는 웰빙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서귀포시 신시가지에는 유난히 웰빙 오리고기 음식점이 많다. 그 바람을 타고 '골라먹는 4색 오리고기'를 표방한 오리구이 전문점이 있다. '명가오리'가 그곳이다.

이곳은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하고 도내 특급호텔에서 조리사로 일하다가 음식점 운영에 나선 이명호(37)씨가 주인장이다. 이곳에 문을 연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고 친절한 주인장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회식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00년부터 조리사로 일하던중 자신만의 요리를 손님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다양한 음식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이씨는 "오리고기는 고단백 저칼로리 알칼리성 식품으로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 함량이 높고 비타민이 풍부한 영양식이죠. 하지만 기름기가 많아 느끼할 수 있고 특유의 냄새가 있어 허브·고추장 등을 활용해 다양한 맛을 더했어요"라고 말한다.

'오리한마리'메뉴를 주문하면 아삭한 양배추 샐러드에 무초절임, 깻잎절임, 김치, 옥수수샐러드 등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들이 한상 차려지고 오리고기가 담겨 나온다. 그런데 한가지가 아니다. 감자와 풍성한 버섯, 양파와 함께 훈제·생·허브·고추장 오리고기가 가지런히 나온다.

아이스크림만 골라먹는 시대가 아니다. 오리고기도 골라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장점. 특히 허브 오리구이는 '바질파스타 허브소스'에서 착안했다. 바질과 로즈마리 등 다양한 허브소스로 양념한 오리구이를 구워 한점 입에 넣으면 향긋한 허브향이 입안을 감돈다.

김씨는 세대별로 좋아하는 맛이 다르다고 얘기했다. "20대는 특이한 허브향 오리구이를 좋아하고 40~50대는 고추장구이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생오리구이만을 고집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취향따라 골라먹을 수 있으니 음식 먹으면서 싸울 일이 없겠죠?."

가장 먼저 불판에 올리는 훈제오리 구이가 지글거리면 머스터드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된다. 이어 생구이, 허브구이, 고추장 구이를 순서대로 올려 구워먹으면 된다. 이렇게 얘기해도 함께 여러 맛을 올려 구워먹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다양한 맛을 음미하면서 쌈을 싸먹거나 소스에 찍어 하나둘 먹다보면 풍성했던 고기접시는 바닥을 보이고 만다. 고기를 다 먹은후에는 국간장에 들깨가루를 풀어 보글보글 하얀 김이 올라오게 끓여낸 오리탕을 먹으면 느끼한 맛이 사라진다. 겨울에는 오리구이를 먹고난 후 메밀칼국수가 나온다.

하지만 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에는 후식용으로 메밀국수가 푸짐하게 나와서 느끼한 맛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4가지 오리구이를 맛본 후 뜻밖의 여름 별미를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메밀국수는 다소 푸석한 메밀의 식감을 고려해 쉽게 목으로 술술 넘어가게 얇게 뽑아낸 면발을 사용한다. 조금 비싸지만 국산메밀로 만든 국수를 쓰는 것도 주인장의 노력이다.

이씨는 "나름대로 연구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오리요리를 개발했는데 손님들이 좋게 평가해줘서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4명이 넉넉히 먹을 수 있는 오리한마리 구이는 4만5000원, 반마리 2만8000원이다. 문의 73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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