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61)서귀포시 강정동 '오멍가멍'

[당찬 맛집을 찾아서](61)서귀포시 강정동 '오멍가멍'
인기 블로거 '강정댁'이 차려주는 건강밥상
  • 입력 : 2013. 11.08(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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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쌈밥 전문식당 '오멍가멍'에서는 무농약 쌈채소와 돔베고기, 갈치구이, 전복구이 등 제주의 대표적 음식들을 두루 맛볼 수 있다.

돔베고기에 전복·갈치구이까지
제주 대표음식들 맛볼 수 있어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입맛도 좋아 살찌기 좋은 가을이다. 이렇게 넘치는 식욕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함께 챙겨먹어야 할 것이 건강하게 키운 야채가 아닐까.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무농약 쌈밥 전문식당 '오멍가멍'에 가면 무농약 쌈채소와 산해진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이 곳은 서귀포시에서 식당을 하던 박순미(50)씨가 지난 8월 시댁 과수원에 새롭게 마련한 식당이다. 주인장은 네이버 블로그에 '제주맛집 강정댁 이야기'를 만들어 제주의 멋과 맛, 그리고 바다에 빠져사는 삶의 이야기를 올리고 있는 인기 블로거이기도 하다. 서울서 태어난 박씨는 천안에서 조리사로 일하다가 지인이 도와달라는 요청으로 제주에 온지 23년째.

이 곳의 쌈채소들은 각자의 향취가 있어 미각을 자극한다. 향긋한 쌈채소에 삶은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쌈 요리는 그야말로 웰빙푸드다. '돔베고기'는 제주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음식이다. 잔치 등 큰일을 할 때 제주에서는 주로 돼지고기를 삶아서 먹었는데 타지역의 편육처럼 누르지 않고 그냥 삶아서 썰어먹었다. '돔베'는 나무도마를 일컫는 제주어로, 돼지고기 수육을 도마에서 썰어서 그대로 먹었다고 해서 '돔베고기'라고 했다.

제주 흑돼지 돔베고기와 10여가지가 넘는 무농약 쌈채소, 다양한 밑반찬이 나오는 쌈밥정식은 점심메뉴로 좋다. 호박무침, 양배추·미역쌈, 보랏빛 토종무절임, 무말랭이, 오징어젓갈, 강된장, 순두부찌게가 함께 나온다. 직접 공수한 배추에 좋은 재료만 넣어 직접 만든다. "얼마전에 김장 300포기를 했어요. 김치뿐 아니라 모든 밑반찬은 직접 만들어 차려냅니다."

그가 텃밭에서 키운 호박, 토마토, 고구마 줄기, 무 등등이 밑반찬 재료가 된다. 박씨는 직접 만드는 김치와 밑반찬 요리방법을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리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 '무농약 쌈채'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손님들을 위해 아예 생산자 이름까지 써놓았다. 이렇게 나오는 오멍가멍 쌈밥은 1인분에 8000원이다.

추천메뉴 '오멍가멍 쌈밥 스페셜'은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제주를 대표하는 맛을 한꺼번에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상차림이다. 쌈밥정식에 제주산 은갈치 구이, 새우찜, 전복·버섯 구이와 고등어조림까지 올려지면 도대체 어디에 먼저 젓가락을 갖다대야 할지 고민스러울 지경이다. 유명한 제주향토음식점에 가서 갈치구이 정식을 주문하면 2만원을 훌쩍 넘기지만 이 곳에서는 전복구이, 갈치구이, 고등어조림, 돔베고기까지 함께 나오는 메뉴가 1인분에 1만6000원이다.

▲오멍가멍의 대표 박순미씨.

기자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오색냉채'. 색색의 야채가 입안을 톡 쏘는 겨자소스와 어우러져 맛이 일품이다. 다양한 산해진미에 감탄하면서 한상을 비워낼 때 쯤 순두부를 조금 떠 먹으니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감돈다. 순두부도 맷돌로 갈아 만든 것을 쓰고 호박전도 텃밭에서 키운 것으로 만든다.

"블로그를 보고 찾아와 식사를 마친 한 여행객은 '생일상을 받은 것 같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글썽거리더라구요. 이런 말을 들을 때 제일 기분좋고 뿌듯합니다." 식당주인이 맛있게 잘 먹었다는 말보다 더 행복한 말은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의 희망은 언젠가 식당위로 건물을 올려 바로 앞으로 보이는 범섬과 멀리 가파도 마라도까지 보이는 전망을 선사하고, 손님들에게 편안한 잠자리와 건강한 식사를 줄 수 있는 펜션을 만드는 것이다.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둘째·넷째 화요일은 쉰다. 문의 739-4034, 010-5366-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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