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은 당뇨, 갑상선질환, 골다공증, 부신질환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0월2일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노인민속경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고리넣기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사실과 관계없다. 사진=한라일보 DB
당뇨, 노인인구 21~32% 차지
50대 후반부터 꾸준히 노력을
부신기능 저하시 치료 받아야
우리는 유병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전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던 질병들이 매우 중요한 의료 문제로 대두된다. 골다공증이나 치매 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건강하게 오래 살면 좋겠지만 노화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병이 있는 채로 조절하면서 오랜 기간을 살아야 하는게 현실이다. 그런데 노인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들이 있다. 당뇨, 갑상선 질환, 골다공증, 부신 질환 등이다. 제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상아 교수의 도움으로 노인들에게 흔한 내분비질환 중 당뇨와 부신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당뇨=당뇨 환자는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10% 정도, 노인인구에서는 21~32% 정도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노인 인구 5명 중 1명 또는 3명 중 1명까지 당뇨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노인들은 당뇨가 잘 조절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첫째, 대부분 당뇨를 앓은 지 오래 된 경우가 많다. 당뇨가 오래되면 췌장의 기능이 많이 소실 되기 때문에 약제에 대한 반응이 낮고, 인슐린까지 필요한 경우가 많아진다. 이와 함께 공복에 저혈당도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약제 복용 순응도도 떨어진다. 이런 점들이 노인에게서 혈당 조절이 불량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둘째, 근육량이 매우 적다. 근육은 식사 후 증가된 포도당의 소비를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기관이다. 하지만 노인은 지방은 많고 근육량은 매우 적다. 근육량의 저하는 식사 후 고혈당을 조절하는데 한계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셋째, 치아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 빵, 떡, 고구마, 감자, 홍시, 과자 등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런 음식들은 탄수화물이 많고, 당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혈당이 많이 오르게 된다. 넷째, 운동량 감소. 노인들은 퇴행성 변화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을 동반한다. 퇴행성 변화는 환자들이 운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운동이 매우 중요한 당뇨에서는 혈당 조절의 중요한 장애물이 된다. 다섯째, 동반질환이 많다는 것도 혈당 조절에 장애가 된다. 특히 천식과 같은 경우는 사용하는 약제에 이미 혈당을 올리는 성분이 포함된 경우가 많고, 여러 만성질환의 동반은 운동 및 음식 조절에 있어 장애가 되기도 한다. 여섯째, 경제적 능력의 감소이다. 여러가지 다른 대안들을 시행하기가 어려운 것 역시 혈당 조절에 있어 장애가 된다.
최근 연구에서는 환자들의 혈당이 너무 잘 조절 되는 경우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고,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특히 당뇨를 10년 이상 앓고 있고, 당뇨 합병증이 있으며, 다른 심장 질환이 있는 노인환자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환자들은 당화 혈색소 7% 이상을 추천한다. 노인 환자들은 공복혈당은 약간 낮고, 식후 혈당은 많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노인들의 생리적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독특한 패턴이다. 이런 경우 식후 혈당을 낮추겠다고 약을 증량하면 저혈당 위험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식후 고혈당이 아주 높지 않으면 식사 후 눕지 말고, 산책 등을 통해 혈당을 떨어뜨리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근육운동으로 근육이 소실 되는 것을 막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런 것들이 가능하려면 50대 후반부터 노력이 필요하다.
▶부신질환=노인들은 근골격계 질환이 많다. 제주에 있는 노인층은 매우 자립적이어서 나이가 들어서도 스스로 밭일, 농장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는 경우가 많다. 노인층에서 근골격계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계속 하는 경우 통증이 장애가 된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경우가 많다. 또 천식이나, 만성폐색성 폐질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질환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된다. 스테로이드 사용은 혈당을 올릴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도 악화시키고, '의인성쿠싱'이라는 질환도 발생된다. 의인성쿠싱증후군의 증상은 먼저 얼굴이 둥글게 달덩어리처럼 변한다. 환자들은 얼굴이 자꾸 붓는다며 병원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배가 유난히 나오고, 목이나 어깨쪽에 지방이 쌓이기도 하고, 팔다리는 오히려 가늘어지게 된다. 여성들은 수염이 나기도 한다. 혈압과 당뇨가 있던 환자들은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이런 증상은 스테로이드 사용을 끊으면 호전이 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를 끊는 경우 실제 몸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제대로 만들어 지지 않으면서 부신피질기능 저하 증상이 발생한다. 그것을 모르고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증상은 식욕감소, 오심, 구토, 전신 통증, 전신 허약감 등을 호소한다. 심하면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당뇨약을 복용하는 경우는 저혈당이 자주 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아이러니하게 스테로이드 약을 다시 사용하면 좋아진다. 다만 서서히 몸이 적응하는지 보면서 줄이며 끊어야 하는 것이다. 한번 손상된 이 기능이 회복되는 기간이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린다. 스테로이드라는 약은 사용하지 않으면 훨씬 좋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할 경우 부신기능이 저하되지 않으면 다행이고, 부신기능 저하가 나타나면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조상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