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67)돌하르방 순대국

[당찬 맛집을 찾아서](67)돌하르방 순대국
순대 大學서 조리법 터득… "끝내줘요"
  • 입력 : 2014. 02.14(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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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돌하르방 순대국'의 만두우동순대국과 돼지머리돌판수육. 최태경기자

만두우동순대국 여성에 인기 만점
돼지머리돌판수육 술안주로 '최고'

순대는 만주어로 순대를 가리키는 '셍지 두하(senggi-duha)'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순'은 피를 뜻하는 '셍지', '대'는 창자를 뜻하는 '두하'가 변형된 것. 몽골의 칭기즈칸이 정복 전쟁을 하면서 전투 식량으로 돼지 창자에다 쌀과 채소를 섞어 말리거나 냉동시켜 지니기 편리하게 만든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함경도, 평안도 등 추운 북쪽 지역에서 순대를 즐겨 먹었다. 순대가 국의 형태로 변화한 것은 농경 사회의 대가족제에서 연유했다고 보는데, 부족한 영양분을 고기로 보충해야 하는데 고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큰 그릇에 탕이나 국을 끓여 온 가족이 함께 먹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보편적 음식인 순대국. 제주에도 많은 순대국밥집이 있다.

▲박영심 돌하르방 순대국 대표.

도내 재래시장의 내로라하는 순대국을 비롯 순대와 순대국을 주 메뉴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은 유명한 식당까지. 이런 한정된 시장에 차별화 전략으로 출사표를 던져 3개월만에 입소문을 '슬슬' 타고 있는 맛집이 있다.

서귀포시 신시가지에 있는 '돌하르방 순대국'(대표 박영심)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으니 3개월이 채 안됐다. 말 그대로 '당찬' 맛집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박 사장은 공직에서 퇴임한 남편과 순대국밥집을 차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름난 식당을 찾아다니며 순대국을 먹어보고, 육수비법을 배우기 위해 읍소를 했지만 쉽지 않았다.

때마침 순대대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순대 음식과 관련해 조리법을 개발하고 전국적으로 보급하고 있는 일종의 창업프로그램의 도움을 얻게 된 것이다. 유명 맛집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비법으로 고객 입맛을 사로잡았다면 돌하르방 순대국은 대중화와 고급화 전략을 대안으로 삼았다.

"우리가게의 차별화 전략은 비린 듯한 냄새를 잡고, 얼큰한 국물에 고급화를 추구한 것이죠."

박 사장의 말처럼 돌하르방 순대국에는 잡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5시간 동안 푹 고아 만든 사골육수에 비법으로 전수받은 다대기로 국물을 만들어 냈다. 육수를 오래 끓이기만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절차가 있다고 박 사장은 귀띔한다.

뚝배기 안에서 속살을 감추고 있던 고기, 순대를 수저에 올려놓고 주인장이 직접 무친 부추무침을 얹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부추무침을 순대국과 따로 먹어도 되고, 국에 넣어 '휘휘' 저어 함께 먹어도 그 맛이 별미다.

사골순대국에 왕만두와 우동을 넣은 '만두우동 순대국'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특히 돌하르방 순대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돼지머리돌판수육'은 밤 시간 술 손님들이 찾는 단골메뉴로 등극했다.

육수를 만들기 위해 삶은 돼지 머릿고리를 수육처럼 썰어 돌판에 육수와 함께 깔아놓은 무와 양파 위에 얹고 부추무침을 덮고 끓이면 완성된다. 네 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가격도 저렴하다. 수육을 다 먹으면 남아있는 채소들과 함께 밥을 볶아주기도 한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배추김치와 깍두기, 무 장아찌는 가족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만들었기에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순대국과 조화를 이룬다.

"저희집은 맛집으로 오래되고 유명한 식당은 아니에요. 하지만 정직한 음식과 착한 가격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죠. 장사가 엄청나게 잘되는 것보다는 지금처럼 손님들이 우리집 순대국 맛을 기억하고 또다시 찾아주는 일이 많아졌으면 해요."

메뉴는 사골순대국(6000원), 만두우동순대국(6000원), 얼큰순대곱창전골 (중 1만5000원, 대 2만원), 돼지머리돌판수육(2만원)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중 무휴로 운영한다. 문의 739-6116, 010-2695-6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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