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쥐지 말고 마음을 비워라

움켜쥐지 말고 마음을 비워라
오강남의 '아하!-속담에서 건진 작은 깨달음'
  • 입력 : 2014. 03.21(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로 있는 오강남씨는 '아하!'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 몸에서 일부가 아프면 몸 전체가 아픔을 같이하듯이 국가에서 어느 계층이 고통을 당할 때 그 고통을 우리 모두의 고통으로 받아들였는가. 한쪽 팔에서 피가 흐르는 데도 무관심한 몸이 정상적인 몸일 수 없듯이 구성원 일부가 어떤 어려움을 당해도 상관하지 않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일 수 없다."

'오강남 교수가 속담에서 건진 작은 깨달음'이란 부제가 달린 '아하!'는 이처럼 속담을 하나의 화두로 받아들여 그에 대한 생각을 담담한 어조로 서술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몽'을 붙여보는 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은 죄로 여겨진다. 어떤 종교에서는 잘 믿는 사람이 복을 받아 부를 더 축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자는 의(義)를 위해 사는 사람을 군자로 하고, 이(利)를 위해 사는 사람을 소인이라고 했지만 지금 세계는 대부분 의보다 이를 좇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대해 오 교수는 원숭이 잡는 틀을 이야기한다. 코코넛에 원숭이 손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뚫고 그 속에다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땅콩을 넣어 놓는다. 그러면 원숭이가 코코넛 속에 있는 땅콩을 꺼내겠다고 손을 쑤셔 넣었다가 다시 손을 빼지 못한다는 것이다. 땅콩이 아까워서, 일단 잡은 것을 놓았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아서, 혹은 그렇게 주먹을 쥐고 있는 것이 자기를 얽매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라서……. 저자는 우리가 마치 이러한 원숭이 같다고 말한다.

이 책은 2008년 나온 '움켜쥔 손을 펴라: '조금만 더!'를 외치는 당신에게 전하는 비움의 지혜'를 복간한 것이다. 구성을 달리해 몇 가지 이야기를 추가해놓았다. 도서출판 삼인. 1만3000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9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