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변명기 전 제주유나이티드FC 대표이사

[제주愛 빠지다]변명기 전 제주유나이티드FC 대표이사
"제주와의 인연 운명적인 만남 같아요"
  • 입력 : 2014. 03.21(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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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주민증 등을 새로 만들었다는 변명기씨는 건강을 챙기기에 제주는 정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도민과 가까워지려 신분증도 다 바꿔
제주섬은 모든 건강 챙길 수 있는 곳
요즘 아내와 함께 재충전의 시간 보내

"서귀포시는 은퇴한 사람들의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변명기 전 제주유나이티드 FC 대표이사는 이제 갓 제주에 정착한 새내기 제주인이다.

그가 제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연고지를 제주로 이전한 뒤 독립법인으로 바뀐 제주유나이티드FC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다. 지난 2006년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이전한 축구단은 당시 SK에너지의 한 부서나 마찬가지였다. 이후 2008년 말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면서 사장이 필요하게 됐는데, 당시 SK에너지 상무로 근무중이었던 그가 신임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것이다.

"축구단을 맡게 되면서 제주로 내려오게 됐어요. 다른 사람들은 돈 주고 여행오는 곳이 제주도인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어디있나 했죠. 아내와 대학 재수하던 아이와 함께 내려왔죠."

그의 마인드는 남달랐다. 단순히 제주를 대표하는 축구단의 수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제주사람 입장에서 제주를 대표하는 축구단을 운영하고자 했다.

"당시 축구장을 찾는 관중이 많지 않았죠. 지금은 도민 수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거예요. 제주유나이티드가 제주사람들에게 가까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고민했죠. 그래서 생각했죠. 우리 직원들과 선수들이 스스로 제주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그래서 변 대표가 처음으로 실행한 일이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제주 것으로 새로 발급받은 것이다. 그는 사람들 만날 때마다 이야기 했다. 제주도민으로서 구단을 운영한다고. 구단 이름도 '제주유나이티드FC'가 아니냐고. 축구단이 한국을 대표하고 제주를 대표하기에, 그는 제주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와 제주의 특별한 인연이 하나 더 있다.

그가 축구단 대표이사직을 맡고 제주에 사택으로 살고 있던 제주시 노형동. 주변 산책을 하다 발견한 마을유례 표지석을 보고는 마치 운명적인 느낌까지 받았다.

"제가 원주 변씨예요. 그런데 마을유례에 조선중엽 원주 변씨하고 부인 전주 이씨가 이곳에 정착했다는 거예요. 제가 원주 변씨이고 제 아내도 전주 이씨거든요. 이런 우연이 어딨나 하고 놀라기도 하고 신기해 하기도 했죠."

지난해 축구단 대표이사직을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온 그는 서귀포시에 정착했다. 정신없이 달려온 인생이기에 당분간은 아내와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그가 서귀포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제일 중요한 것이 건강이죠. 돈도 중요하지만 요즘 80~90세 수명은 길어지는데 단순히 수명이 늘어다는 것보다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해요. 은퇴한 사람들이 건강을 챙기기에 제주는 정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건강에는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이 있는데, 이 둘은 모두 챙길 수 있는 곳이 제주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마라톤을 즐긴다는 그는 일주일에 2~3번씩 한시간씩 서귀포 해안가를 아내와 함께 뛴다. 서귀포시는 공기 좋고 기온도 따뜻해 전지훈련의 메카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아내와 함께 서귀포시에서 진행하는 붓글씨, 외국어 회화, 그림 등 다양한 평생학습프로그램도 수강하고 있다. 가끔 서귀포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은 제대로된 설문대할망의 모습이다. 한라산을 바라볼 때마다 정신적 힐링을 받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 모두가 그가 제주를 택할 수밖에 없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제주에 정착해서 무엇인가를 꼭 해야겠다거나 인생 2막을 이런식으로 열어야겠다거나 하는 생각은 지금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미래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는 있었다. 과연 제주사람으로서 그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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